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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9

만물의 유래사 - 피에르 제르마 / 김혜경 : 별점 1.5점

사물의 기원을 다룬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피에르 제르마가 1980년에 간행한 책입니다.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발견했는데, 잡학 사전류의 책을 좋아해서 주저없이 구입했습니다.

수록된 '만물'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백 개 항목에 대해 짧게는 몇 줄, 길게는 한두장 정도로 설명해 주는 구성입니다.
이 중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몇 사물들에 대한 정보는 고맙더군요. 비엔나 커피의 유래처럼요. 커피 찌꺼기를 싫어했던 비엔나인을 위해, 커피 찌꺼기를 걸러낸 후 커피액에 우유를 넣은 카페 주인 쿨크지스키의 아이디어였다네요. 익히 알려진 유래와 조금 달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비프 스테이크는 영국에서 프랑스로 전래된 요리로 워털루 전투 이해 유럽 전체에 퍼졌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고요. 프랑스 요리가 아니었다니 의외였어요.
이러한 정보들과 함께 하는 클래식한 도판들도 마음에 듭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오래된 삽화가 많은 덕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항목들이 관심만 있다면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기는 합니다. 백과사전이 사양길에 접어든지 오래라는걸 다시금 깨닫게 해 주네요. 그나마 그냥 백과사전이라면 한두 장씩 읽는 재미는 있었을텐데, 지나치게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술이 더 큰 문제입니다. '라비올리'는 파스타의 한 종류일 뿐인데 구태여 프랑스식 이름을 갖추었다고 따로 항목을 만들어 설명하고, 민들레는 옛날부터 식용이었다는 설명 다음에 '프랑스에서 민들레 재배가 시작된건 18세기 말 부터이다' 등 프랑스에서의 설명만 이어지는 식으로요. 산업디자인의 창시자가 프랑스의 레이몽 뢰이라는 것은 오류를 넘어 왜곡 수준입니다. 이 바닥은 바우하우스가 앞선다는건 기본적인 상식이잖아요.

이렇게 프랑스인이 프랑스를 위해 만든 시대 착오적인 사전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따로 찾아 읽거나 옆에 둘 이유는 거의 없습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이런 책을 읽느니 그 시간에 네X버 지식 사전이나 뒤져보는게 나을거에요.

2018/12/31

2018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17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15차, 열 다섯번째!를 맞는 블로그 결산입니다. 숫자부터 정리해보면, 2018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40 (52)권, 기타 장르문학 3 (3)권, 역사서 9 (15)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8 (9)권, 기타 도서 21 (20)권으로 모두 91 (101)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 작년보다는 독서에 소홀했지만 그래도 한달에 7~8권 수준이면 뭐 나쁘지는 않네요.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8년 베스트 추리소설 :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올해 추리 분야 도서 중 유일한 별점 4점짜리 책입니다. 소설이 아니라는게 유일한 단점입니다. 재미 뿐 아니라 생각해 볼만 한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에요.

2018년 워스트 추리소설 : "유령탑" 

사실 모리 히로시의 사이카와 모에 시리즈 중 한 권인 "지금은 더 이상 없다"도 올해 별점 1점을 받은 망작이기는 합니다만,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름과 그림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팔아먹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 나빠 단독 워스트로 선정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과 설명을 제외하면 건질만한 부분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부디 다른 분들은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2018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3권, 그 중에서도 두 권만이 정식 출간된 책이라 따로 선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고양이 발 살인사건"과 "마음의 지배자" 모두 좋았어요. 두 작품 모두 단편집인데 별점 4점, 5점짜리 작품도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말이죠. 장르 문학에 관심있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2018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원더랜드"

역사 관련 서적을 10권 이하로 읽은건 오랫만이네요. 다행히 별점 4점짜리 책은 언제나처럼 존재합니다. 유희와 놀거리에 대해 심도깊게 고찰한 이 책입니다. 제 리뷰로는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데, 취미와 오락, 유희 관련 문화에 대해 관심있으시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8년 워스트 역사 도서 : "만물의 유래사" 

미시사 서적과 백과 사전류를 좋아해서 충동 구매한 책인데 프랑스인이 프랑스를 위해 만든 시대 착오적인 결과물입니다. 확실히 백과 사전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2018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늑대를 요리하는 법"

올 한해 제법 많이 읽었는데 별점 4점짜리 책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도판과 번역만 충실했더라도 별점 4점은 충분했을터라 베스트 도서로 선정합니다. 재미도 있고 여러모로 참고가 될 내용도 많은 좋은 책이에요.

2018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소주 이야기"

미시사 서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두서가 없고, 소주 자체에 대한 고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저자 스스로 석달 자료 조사를 거쳐 열흘 만에 쓴 책이라고 하는 말 만큼이나 내용이 두서없는 졸작입니다. 저렴한 가격만이 장점입니다.

2018년 베스트 기타 도서 : "범죄 과학, 그날의 진실을 밝혀라"

이번 해에 기타 도서의 베스트는 별점 4.5점에 빛나는 이 책입니다. "깃털", "클래식 음반세계의 끝", "아주 오래된 서점"의 별점 4점 트리오는 조금 아깝네요.

2018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올해 기타 도서는 별점 2점 아래가 없어서 워스트는 딱히 꼽지 않겠습니다. 별점 2점으로 워스트가 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까요.

결산평 : 15년 째라니... 강산이 변해도 이제 한번 반이 변했네요. 올 한 해 무탈하게 보냈다는게 너무나 기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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