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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9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 - 켄 피셔.라라 호프만스 / 이건 : 별점 3점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 - 6점
켄 피셔.라라 호프만스 지음, 이건 옮김/페이지2(page2)

주식 투자에 대해 사람들이 맹신하는 17가지 미신이 잘못되어 있다는걸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의 결론은 결국 한가지입니다. '주식은 장기 투자에 유리하니까, 되도록 주식에 투자하라'는 거지요. 주식은 아무리 변동성이 증가하더라도, 결국 대세 상승이라는 주장입니다. 원금도 보장되면서, 성장도 하는 투자처는 없다, 하락 없이 상승도 없다는 말 모두 같습니다. 

물론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는 말은 빼 놓지 않습니다. 한 카테고리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 상승장이 오면 무조건 1년을 버티라는 말은 꼭 기억해 두어야 겠습니다. 고배당주의 헛점을 설명하면서, 배당은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걸 지적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배당금 지급이 높다고 건전한 회사라는 뜻도 아니라고 하니까요.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건 손절매는 손실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설명입니다. 손절매는 수수료를 먹고사는 증권 회사에만 유리할 뿐이라네요. 이게 효과를 보려면 주가의 하락과 상승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겪는 고통에 훨씬 민감한 사람의 본능 때문에 행하는 어리석은 행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저 역시 소소하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손실이 막대했지요. 하지만 손절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저자의 말대로 최소한 10년 이상의 장기 비젼을 가지고 접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2021/10/03

법정에 선 수학 -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 김일선 : 별점 3점

법정에 선 수학 - 6점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아날로그(글담)

수학이 법정에서 중요하게 사용되었던 재판에 대해 소개하는 책입니다. 숫자가 잘못 사용되어서 재판 결과가 왜곡된 경우가 많습니다. 독립적인 조건으로 판단하고 곱하면 안되는데, 곱해서 숫자가 엄청나게 커진 경우처럼 대부분 통계와 확률 계산의 오류들이고요. "루시아 더베르크 사건", "샐리 클라크 사건", "콜린스 부부 사건", "조 스니드 사건" 이 대표적입니다. 

루시아 더베르크는 2001년 네덜란드에서 아동 연쇄 살인마로 몰렸던 간호사입니다. 여러 아이가 심정지로 사망했을 때,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었지요. 그리고 그녀가 현장에 있었을 확률이 왜곡되어 재판에 사용되었습니다. 수학은 단지 거들었을 뿐이고, 사실 무리했던 기소와 수사, 그리고 무능했던 변호사의 환장의 콜라보였기에 그녀는 결국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오류가 일어난 이유는, 모두 개별적으로 보아야 하는 독립 사건을 곱했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를 영아 돌연사로 연달아 잃은 뒤, 영아 살해 혐의로 기소되었던 샐리 클라크 사건도 마찬가지에요. 샐리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명명한 메도 박사의 증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박사는 아이 두 명의 죽음을 모두 독립적이라고 생각하고 확률을 계산했었고요. 그러나 유전적일 경우 두 죽음은 독립적이지 않을 뿐더러, 설령 확률이 맞았다 하더라도 이게 샐리의 범행을 증명하는건 아닙니다. 운 나쁘게 불행한 죽음이 닥친 것에 불과하니까요. 여러모로 확률이 잘못 사용된 거지요.

콜린스 부부는 범인과 인상착의가 같을 확률 때문에 체포되었는데 검사측은 LA 시민 중 비슷한 특징을 지닌 커플이 존재할 확률을 계산해서 증거로 제시했었습니다. 부부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는 없었지만, 배심원은 유죄를 선고했고요. 그러나 이 확률 계산이야말로, 오류의 결정판이었습니다 .우선 사용된 값이 문제였어요. "여성이 머리를 묶었을 확률" 은 통계학적 근거에서 나온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조건이 독립적이라고 확정하고 곱한 것도 실수였고요. 마지막으로, 설령 그 숫자가 맞다고 하더라도, 이건 샐리 클라크 사건처럼 실제 범인을 찾아낼 확률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에서 판결은 뒤집혔습니다. 이 재판에서 그나마 긍정적이었던건 검찰측 오류를 밝혀내는데 활약했던 트라이브가 법조계 유명인사가 되었고, 법정에서 수학 사용이 자제되도록 영향을 끼쳤다는 것 정도네요. 

"조 스니드 사건"은 1964년 뉴멕시코 실버시티에서 스니드 부부가 살해된 뒤, 용의자였던 아들 조 스니드 재판을 다루고 있는데 재판의 승패는 조 스니드와 권총을 구입했다는 로버트 크로셋이 동일 인물인지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리게 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수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권총을 구매한 사람의 특징 - 신장, 머리 색, 눈동자 색, 사서함 번호, 이름 등 - 을 독립적으로 보고 값을 뽑은 뒤 곱했는데, 이건 수학에 어두운 제가 봐도 설득력없는 숫자로 보입니다. 전체 인구에서 크로셋이라는 이름이 나올 확률을 추산했다? 가명을 썼다면서 그 이름이 존재할 확률을 계산한다는건 이상하지요. 다른 조건과 값도 비슷해서, 결국 이 확률 계산은 재판과는 관계가 없는, 무의미한 숫자일 뿐입니다. 설령 숫자가 어느정도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이 숫자는 조 스니드와 로버트 크로셋이 동일 인물이라는 결론과는 상관도 없고요. 오히려 이런 검찰의 삽질이 드러나서, 수학이 사용되지 못했던 항소심 이후의 법정 공방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검찰은 다른 한 방을 준비해야 했기에, 변호인측과 드라마틱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니까요. 참고로, 여기서 검찰이 마지막 날린 한 방은 스니드의 전처를 증언대에 세웠던 겁니다. 그녀가 스니드의 폭력 성향을 입증했던 덕분에, 스니드는 종신형을 받게 되었지요.

이렇게 수학이 재판 결과를 왜곡시킨 사건도 있지만 수학이 잘 사용된 경우도 있습니다. 2007년 11월,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영국인 유학생 메러디스 커처가 살해된 뒤, 룸메이트였던 미국인 어맨다와 남자친구 라파엘이 체포되었던 "어맨다 녹스 사건"은 재판 결과야 어찌 되었건, 수학은 증거로 유의미하다는걸 나름대로 증명했습니다. 여기서 앞 뒤가 나올 확률이 다른 동전을 이용한 설명도 좋았어요.

그런데 몇몇 사건은 주제와 벗어나 좀 아쉬웠습니다 .폰지 사기의 원조 찰스 폰지 사건 재판은 그의 사기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하여, 월가의 마녀로 불렸던 해티 부인 재판과 역사적으로 유명한 드레퓌스 재판은 수학이 서명과 필적 위조를 입증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실제 재판 결과와는 별 상관은 없었으니까요. 재판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었지만요. 드레퓌스 재판은 워낙 유명해서 이 책에서 따로 짚고 넘어갈 필요도 없어 보였고요. 저 같은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이나 계산이 사용된 경우가 많은 점도 단점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단점은 사소했습니다. 수학 교양서로도 충분했고, 소개된 재판들 대부분이 한 편의 법정물을 읽는 듯한 재미를 가져다 주었으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비슷한 책으로 "넘버스"가 있는데, 재미 면에서는 이 책의 압승입니다.

2021/10/01

아름다운 어둠 - 파비앵 벨만, 케라스코에트 / 이세진 : 별점 2점

아름다운 어둠 - 4점
파비앵 벨만, 케라스코에트 지음, 이세진 옮김/북스토리

북 스토리 아트 코믹스 시리즈 네 번째 권입니다. "동경 표류 일기"를 읽고 아트 코믹스 시리즈에 관심이 생겨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요정들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등으로 서로 죽이고 죽인다는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설정은 물론이고, 요정들의 디자인도 디즈니 캐릭터와 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그들이 죽어나가는 잔혹 묘사는 목이 꿰뚫리거나 뭔가에 잡아 먹히는 등 왠만한 고어물 못지 않아서 놀랄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런 갭 차이에서 오는 충격 외에 딱히 건질게 있냐면, 좀 애매합니다. 요정들은 어디에서 왔고, 왜 이런 지독한 성격을 갖게 되었는지 등의 핵심 설정은 물론, 요정들이 살던 아이의 죽음과 오로르가 몸을 숨긴 산장 아저씨와의 관계는 무엇인지 등 이야기 전개에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너무 암시적으로 처리된 탓입니다. 

뭔가 있어보이는 암시를 빼면 줄거리도 단순합니다. 소녀 몸에서 머무르던 요정들이 가혹한 현실과 마주친 뒤, 착한 오로르는 혼자 도망치듯 일행을 떠났다가 원수인 젤리와 그 일당을 다시 만난 뒤 복수한다가 전부니까요. 이 과정에서 젤리가 못되기는 했지만 그 일당까지 오로르가 다 없애버릴 필요가 있었을지?도 설명이 부족해요. 인터넷에 작품 속 여러 암시와 상징을 해석해 놓은 리뷰가 많기는 한데, 그런 의미와 상징까지 이해하면서 볼 만화냐 하면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걸 안다고 해서 내용에 깊이가 생긴다고 보이지도 않고요.

제 별점은 2점입니다. 소장하려고 구입했는데, 그럴만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잔혹함을 더 드러내던가, 보다 긴 호흡으로 깊이있는 이야기를 보여주었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