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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3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 와카타케 나나미 / 서혜영 : 별점 1.5점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 4점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작가정신

아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코지마 섬'은 고양이가 우글대는 고양이의 낙원으로 관광지로 유명해졌다. 섬에서 고양이가 칼에 찔린 채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고마지 반장은 자신의 알레르기 덕분에 기묘한 사건 뒤에 감춰진 마약 관련 범죄를 눈치채고 수사를 펼쳤다. 그러나 용의자 알베르토가 기묘하게 추락사하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지는데..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 이번에는 하자키시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고양이의 천국 '네코지마 섬'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런데 이전 두 권에 비하면 많이 처집니다. 기발한 설정이라서 기대가 컸던 전대미문의 추락사고는 단순한 우연에 불과했고, 쓰레기 더미 속 시체 역시 주요 사건과의 접점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극적 반전이 별다른 복선 없이 갑작스럽게 등장했다는 점에서 추리적으로 점수를 주기도 어려웠고요. 몇몇 캐릭터는 단순히 이야기를 늘리기 위한 장치였다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3억 엔'을 둘러싼 수수께끼와 '페르시아'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물건의 정체입니다. 허무하기 짝이 없었거든요. 이건 수수께끼도 뭐도 아닙니다. 차라리 보석이라도 하나 사서 숨겨놓았다면 모를까, 도피 중이면서 3억 엔짜리 융단을 어디서 어떻게 샀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작가 특유의 냉소적인 유머는 곳곳에서 살아 있었고, 이전 시리즈와의 접점도 탐정역의 고마지 반장을 비롯해 '라디오 하자키'나 아야 - 마야 쌍둥이 자매의 등장 등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 즐길 거리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주요 사건은 깔끔하게 해결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별점은 1.5점입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유머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드니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2011/07/02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 (독비도) - 장철 (1968) : 별점은 2.5점이지만...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의로운 무림 고수 제대협은 독으로 습격한 적으로부터 자신을 구하고 죽은 하인의 아들 방강을 제자로 삼아 성심껏 키웠다. 그러나 방강은 출신 때문에 사형제로부터 미움을 받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사부의 딸이기도 한 사매에게 한 팔을 잃고 말았다. (신조협려?) 다행히 그를 구해준 여인에게서 아버지의 유산이기도 한 비급을 얻고, 외팔에 맞는 새로운 무공을 익혔다.

한편, 제대협을 노리는 장비신마는 제가도법을 제압할 수 있는 기이한 무기와 초식을 창안했다. 제가문중 제자들은 장비신마 일당에게 한 명씩 습격당해 죽어갔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방강은 장비신마를 처치한 뒤 사문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

외팔이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1탄입니다. 오랫동안 소문만 들었지 접해 보지는 못했었는데, 우연찮게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야기의 개연성, 무술 장면의 합, 촬영, 배우와 연기 뭐 마음에 드는 게 없었거든요.

당대의 인기작답게 건질 게 없는건 아닙니다. 외팔에 맞는 무공을 익히기 위해 반토막이 난 아버지의 유품인 도를 사용한 덕분에, 장비신마의 도를 잡는 기이한 무기에 걸려들지 않는다는 핵심 아이디어 하나만큼은 괜찮았어요. 왕우가 연기한 외팔이 고수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적이었고요. 모든 면에서 어설프지만 확실한 캐릭터 하나만으로 당대의 신화가 되고 후대에 지속적으로 인용되었다는 점에서는 "007 닥터 노"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점이 너무나 확연했기에...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이 되지 못한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 스토리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구멍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스토리 전개의 가장 큰 요소인 장비신마의 계획부터 그러해요. 장비신마는 제가도법을 막기 위해 개발했다는 무기와 무공으로 제가문 중 제자들을 하나씩 암습하여 제거하는데, 이유는 이 무기와 무공의 특징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도를 봉쇄하는 기이한 무기와 그 순간 헛점을 노리는 단검이 중심인 유치한 무공인지라 한 번만 본다면 대비하는 게 충분히 가능해 보였어요.

그런데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장비신마는 달랑 제자 두 명만 데리고 십여 명이 넘는 제씨 문중 제자들이 결집한 곳으로 직접 쳐들어갑니다! 그런데 제가문 중 제자들은 이 무공을 직접 눈으로 보고도 같은 수법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버립니다! 무능한 제자들의 모습을 보고 제대협의 속이 얼마나 상했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플 지경입니다. 이럴 거면 장비신마가 애써 무공을 숨길 이유는 없었지요.

또 60년대 영화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무술 장면이 너무 어설픕니다. 합이라는 것이 존재하나 싶을 정도거든요. 마지막 클라이맥스 대결에서 방강이 장비신마 채찍에 걸려 휘둘리는 장면은 영화 "에드 우드"에서 문어 인형과 싸우는 벨라 루고시이 떠오를만큼 형편없었고요. 거의 대부분 실내 세트로 이루어진 촬영도 몰입을 방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작품적 가치보다는 역사적 가치를 따져야 하는 작품이기에 별점은 따로 부여하지 않겠습니다. 굳이 준다면 2.5점 정도? 무협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님과의 이야깃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으로도 제게는 가치 있던 영화였습니다. 추천은 하기 힘들지만...

2011/07/01

캐릭터 소설 쓰는 법 - 오쓰카 에이지 / 김성민 : 별점 3점

캐릭터 소설 쓰는 법 - 6점
오츠카 에이지 지음, 김성민 옮김/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제목 그대로 캐릭터 소설—여기서는 스니커 문고라고 하지만—쓰는 법을 다룬 책입니다. 넓게 보면 '라이트 노벨 쓰는 법'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책의 본분에 걸맞게 내용은 충실합니다. 정말 캐릭터 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큰 도움이 될 만해요. 캐릭터 창작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예를 드는 '두 눈 빛깔이 다른 여주인공'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과정, 플롯을 만들고 배치하는 카드 활용법 같은 것은 저도 한 번 써먹어 봐야겠더라고요.

작법 뿐 아니라 캐릭터 소설의 정의와 역사, 특징은 물론 관련된 다양한 서브 컬처까지 소개하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로도스도 전기"와 함께 TRPG가 캐릭터 소설의 원형이라며 소개한 사례 등 그 폭이 상당히 넓기도 하고요. 꼭 작법서가 아니라 이쪽 바닥 입문·소개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관련해서 소개된 몇 권은 꼭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세계관'에 대한 사고방식도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다만 불필요하게 문학을 의식하며 사생 소설과 비교하는 부분은 조금 지루했습니다. 천만 부 이상을 팔아치운 프로 작가로서의 작법이 좀 더 강조되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말이지요.

그래도 실용성과 재미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 최소한 소설로 보일 만한 무언가를 만드는 데는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약간 번역에서의 오류가 아쉽긴 하지만, 크게 흠잡을 정도는 아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그럴듯한 작법 이론을 가진 이 작가의 대표작이 "마다라"와 "다중인격탐정 싸이코"라는 점은 조금 애매하네요. 하긴, 명선수가 항상 뛰어난 감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만년 후보가 명감독이 되는 사례와도 비슷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