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카카오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카카오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16/11/26

검색, 사전을 삼키다 - 정철 : 별점 2.5점

검색, 사전을 삼키다 - 6점
정철 지음/사계절

네이버, 다음 카카오에서 웹 사전을 만들고 있는 정철씨가 쓴 사전과 검색에 대한 책입니다. 사전에 대한 개괄 및 간략한 사전의 역사, 사전 역사에 있어 활약했던 유명 편집인과 저자들이 소개된 후 사전과 검색의 차이와 검색을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대한 간략한 이론과 저자의 경험, 그리고 검색의 문제와 미래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사전의 역사는 분량상 큰 변곡점만 짚어주지만, 개요를 이해하기에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검색 전문가로서 사전을 만드는 방법을 디테일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장점은 큽니다. 실체를 감잡기 어려웠던 '말뭉치(코퍼스)'를 활용하여 어떻게 사전을 만드는데 응용하는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말뭉치는 빈도와 분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예문을 뽑기도 좋고, 저빈도 사용례를 찾아 사전에서 제시하는게 가능해졌다는군요. 그러면서 서울대학교의 꼬꼬마 세종 말뭉치 활용 시스템과 같은 사이트도 알려주는 식으로 제공되는 정보도 풍성해서 마음에 듭니다.

과거 '백과전서'와 현대의 '위키 백과' 모두 마찬가지로 토론과 논쟁이 사전 편찬의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는 것도 새겨 봄직 합니다. 실시간성, 정보의 진위 여부, 언론 통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 당연한 방법이고, 앞으로의 사전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게 당연해 보이네요.

검색 엔진의 검색 방법론인 '색인'에 대한 설명은 이런 저런 컨텐츠에서 많이 접해보기는 했지만 '넘나드며 읽기' 방식을 극대화했다는 이론은 독특했습니다. 책은 원래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고, 무의미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 되는 매체이다. 검색 역시 지식을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지식과 지식 사이를 점프하며 둘러볼 수 있게 해 주는 도구라는 발상이 신선했던 덕분입니다. 이게 정답이다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요.

이후 검색이 진화하면서 랭킹 시스템이 도입되고, 야후에서 다단계 트리를 만들어 수작업 랭킹 시스템을 만든 후, 구글이 페이지랭크로 천하 통일을 이루었다는 내용도 재미있었습니다. 많이 인용된 논문이 좋은 논문이듯이 많이 링크된 페이지가 좋은 페이지라는 아이디어였다는데 참 그럴듯해요. 물론 지금은 단순 링크는 많이 사라졌고 다른 복잡한 방법론이 도입되었으나, 누구나 알 수 있고 그럴듯하며 아날로그 시대로부터 증명된 것이야말로 진실 그 자체라는건 변함없는 사실인 듯 합니다.

아울러 검색과 큐레이션 서비스의 비교는 제 현업에서의 고민거리와 조금 유사한 부분이라서 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큐레이션은 검색보다는 우연, 세렌디피티와 인스퍼레이션을 위한 것이라는 의견은 공감이 갑니다. 실제 개발을 위한 알고리즘, 서비스 방식에 있어 단순히 이렇게만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요.

그리고 네이버, 다음카카오 모두에서 검색 서비스를 기획 개발한 개발자로서의 경험담도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주로 네이버 사전을 쓰지만 다음에는 다음 사전도 한번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전의 미래와 좋은 검색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도 생각할 거리가 많았고요.

이렇듯 재미있는 부분도 많고, 또 개인적으로 '백과사전'과 같은 형태의 책을 좋아하며(사전, 시대를 엮다와 같은 책을 찾아 읽을 정도로), 예전에 전자사전 제조사에서 근무한 적도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합니다. 한 권의 책으로서의 완성도가 부족한 탓입니다. 저자의 개인 블로그, 개인 글을 두서없이 편집한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저자 스스로 아카이브를 만들고 DB화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목차, 순서는 그닥 정리되어 있지 못합니다. 사전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검색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러다가 유명 사전 편집자를 소개하는 식입니다.

수록된 내용도 검색 방법론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비전문가가 쓴 티가 난다는 것도 역력합니다. 특히 사전의 역사에 대한 부분이 심한 편이에요. 전문 사학자가 아닌 만큼 한계는 명확했겠지만, 이럴 바에야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해서 책을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덧붙이자면 저자가 제기한 문제점, 국내에서 종이 사전이 사라지고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만 제기할 뿐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개인으로서 한계야 있었다 하더라도 이 정도 책을 출간할 만한 위치와 경력의 소유자가 현실적인 문제만 이야기하는 것은 좀 부족했다 생각되네요. 특히 이 문제는 제가 전자사전 업체에서 근무했던 거의 10여 년 전부터 불거진 문제인데 해결책이 전혀 없이 현재까지 흘러왔다는 점에서는 심각해 보이는데 말이지요.

결론내리자면 재미도 있고 건질 거리도 있지만, 아무래도 보다 심도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한 시작점, 진입점 역할에 가까운 책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16/12/25

초콜릿의 비밀 : 자크 제냉의 아틀리에로 떠나는 미식 여행 - 프랭키 알라르콩 / 강현정 : 별점 3점

초콜릿의 비밀 - 6점
프랭키 알라르콩 지음, 강현정 옮김/시트롱마카롱

만화가 프랭키 알라르콩이 초콜릿에 대한 만화를 그리기 위해 프랑스의 유명 셰프 자크 제냉의 아틀리에를 찾아간 후 여러가지를 배우고 경험한다는 내용으로, 부제처럼 자크 제냉의 비중이 굉장히 큽니다. 원래 셰프 출신이지만 딸 아이에게 가장 아름다운 생을 맞게 해 주기 위해 초콜릿의 세계로 뛰어들었다고 하는데, 장인이지만 겸손하다는게 독특하게 다가왔습니다. 초콜릿에 대해서는 장인급의 충분한 솜씨와 자부심을 갖춘건 확실합니다. "딱 보면 즉각적으로 느낌이 와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는, 단순함에서 최고를 추구한다는 사고방식부터 범상치 않으니까요. 하지만 스스로를 우월하다 내세우는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습니다. 대화와 사교 면에서 여러모로 겸손해서 매력적이었어요. 이러한 점은 스스로를 쇼콜라티에라고 부르지 않고 초콜릿 가공사로 부르는 첫 장면부터 대표적으로 드러나는데, 일본 요리 만화에 흔히 나오는 스스로의 실력만을 믿는 괴짜 장인들 - 우미하라 (가이바라), 세리자와 등등등 - 과는 정 반대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만화와 현실의 차이인지, 일본과 프랑스의 문화 차이인지도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포인트였습니다.

등장하는 수많은 레시피와 초콜릿, 케이크들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집에서 해봄직한 레시피 중의 하나는 핫 초콜릿입니다. 잘게 자른 초콜릿 300g (카카오 64%?)에 우유 1리터. 우유를 끓이고 잘게 자른 초콜릿을 넣은 후 거품기로 계속 저어 녹인 후,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려 뜨거운 상태로 서빙한다는데, 이건 꼭 딸 아이를 위해서라도 이번 주말에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시피, 인터뷰 뿐 아니라 초콜릿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과정도 자세히 소개해 줍니다. 카카오 열매의 경우에는 자크 제냉의 친구인 쇼콜라티에 스테판 보나와 함께 페루까지 날아가 어떻게 재배하고 어떻게 수확하며, 어떻게 제조, 유통하는지 알려줄 정도로요. 몇몇 초콜릿은 프랭키가 직접 실습생으로 만들어 본 경험도 소개되고요.

이렇게 좋은 내용이 많은데, 문제는 120여페이지라는 분량으로는 이 모든걸 다루기에는 분량이 부족했다는 점입니다. 14,000원이라는 가격도 과한 편이고요. 또 자크 제냉 아틀리에의 1년 시즌을 바탕으로 그려진 만큼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일반적인 초콜릿보다는 특정 아이템(발렌타인 초콜릿 등)에 소재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풀 컬러에 작화도 빼어난,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나쁘지 않은 좋은 작품입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아니, 실제로 먹을 수 없으니 최악이려나요?

2021/12/14

일개 작가가 카카오엔터에 내용증명을 보낸 건에 대하여

상세 내용은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요약하자면, "여러분, 제대로 된 공모전에 도전하세요. 카카오 넥스트 페이지는 아닙니다!"

덧 : 저 글에 나온 동생이 바로 저입니다. 저딴 정보를 알려준게 미안하기만 할 뿐입니다....

2020/04/24

초콜릿의 지구사 - 사라 모스, 알렉산더 바데녹 / 강수정 : 별점 2.5점

초콜릿의 지구사 - 6점
사라 모스.알렉산더 바데녹 지음, 강수정 옮김, 주영하 감수/휴머니스트

휴머니스트의 출판사에서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라는 주제로 간행하고 있는 'oo의 지구사' 시리즈 중 한 권. 모두 열 권의 시리즈가 출간되어 있습니다. 저도 소장용으로 모으고 있지요. 리뷰를 올리는 건 이 책으로 여섯 권 째네요.

전반적인 시리즈의 컨셉은 비슷합니다. 일단 해당되는 주제의 음식, 또는 재료를 어떻게 먹기 시작하였고, 그 뒤에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통사적으로 훝어봅니다. 그리고 그 음식이나 재료가 우리 식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미칠 것인지를 고찰하며 마무리 됩니다. 그 뒤에는 주영하가 저술한 해당 음식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발전하였는지를 서술한 부록, 해당 음식과 재료로 만드는 요리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고요. 음식, 재료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비슷합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분량을 할애하여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를 언제부터 어떻게 먹기 시작하였는지를 마야와 아즈텍에서 시작하여 스페인 정복 이후 유럽으로 전파되어 세계화 되는 과정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거든요. 마야, 아즈텍 유물이라던가, 각종 문헌과 사료를 바탕으로 충실한 도판과 함께 설명해주기 때문에 설득력도 높고요. 이를 통해 처음에는 의학적 효과와 최음제 등의 용도로 쓰이다가,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게 된 이후 18세기 초에는 이미 현대의 핫 초콜릿과 비슷한 레시피가 등장하였으며, 18세기부터는 프랑스와 잉글랜드 아침 식사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으며 온갖 레시피가 쏟아져 나오는 등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 볼만 한 건 사드 후작과 초콜릿의 관계였습니다. 사드 후작이 감옥에서 초콜릿을 원한건 이게 계급을 상징하는 일종의 사치품이었기 때문이었다는 논리이지요.

이후 19세기 들어 기계화를 통한 대량 생산으로 비로서 초콜릿이 대중적인 기호품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이 때 즈음부터는 과거의 사치품이 아니라 영양가 높고 저렴한 간식이자 음식이 된 거죠. 따뜻한 가정의 이미지와 일체화 되어서요. 현대에 접어들어서는 온갖 세계의 초콜릿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공정 무역, 서아프리카의 아동 노동과 강제 노동을 통한 카카오 산업의 어두운 부분과 같은 문제와 함께 여성성과 남성성, 쾌락 등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는 초콜릿의 상징성, 그 이미지에 대한 고찰을 끝으로 글은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다른 'OO의 지구사'와는 좀 다르게 각 시대별로 초콜릿이 무엇을 상징했는지?라는 '이미지'에 집중했다는게 눈에 뜨입니다. 아무래도 단순한 먹거리라기 보다는 기호품에 가깝기에 이렇게 접근했을텐데, 꽤 괜찮은 아이디어였습니다. 패션이나 시계, 쥬얼리나 와인과 유사한데, 초콜릿과 잘 어울린다 싶기도 하거든요. 시계도 쿼츠라는 기술이 탄생한 뒤, 일반화되었지만, 고급 명품 초콜릿 '그랑 크뤼' 처럼 기계식 시계 카테고리가 아직 건재한 것과 같은 이치지요. 다양한 마케팅으로 구축된 '이미지'가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비슷하고요. 여러모로 생각할 점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통사적인 측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이미지 측면에 집착한 탓입니다. 그리고 제 컨디션 문제였을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 잘 읽히지 않더라고요. 찬찬히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봐야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또 언제나 본 편 이상의 기쁨을 안겨다주었던 주영하의 부록도 이번에는 실망스러웠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초콜릿 도입과 발전 및 '발렌타인 데이' 등 초콜릿으로 탄생한 문화 현상을 함께 다루기에는 10페이지를 갓 넘는 분량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깊이있는 접근이 아쉽네요. 레시피도 이번에는 눈여겨 볼 만한게 없었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초콜릿이라는 음식, 재료보다는 그 상징성과 이미지에 대한 고찰이라는 측면은 좋았지만 재미와 다른 부분의 가치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2014/11/18

가문의 영광

카카오 모바일 백일장 응모작입니다. 2천자 정도 되는 초단편 공모전으로 오래전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가지고 퇴근길에 뚝딱 써서 응모한 것이죠. 당연히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오랜만에 글이라는 것을 써 보았기에 블로그에 공개합니다. 짧은 만큼 한번 읽어보시고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뼈대 있는 가문의 3대 독자는 제법 많다. 그러나 광호처럼 용이 승천하며 춤을 추니 온 백성이 기뻐했다는 태몽과 태어나는 순간에 하늘에 상서로운 빛을 뿜는 무지개가 걸려 출생을 반긴 아이는 드물 것이다.

마침 태어난 해가 나라가 둘로 나뉘는 전쟁이 일어나고 격변의 혁명기를 거치며 국가적인 탄압 때문에 일찍이 융성했던 그의 가문이 몰락의 정점을 찍은 해였기에 태어날 때부터 집안의 꿈과 미래를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였으며 그의 집을 우연히 방문한 수수께끼의 전도사가 신생아 광호를 보고 흠칫 놀라며 장차 이 나라의 큰 인물이 될 것이라 예언한 것은 그에게 걸린 기대와 꿈을 확고부동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가문의 침몰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고조부의 현명한 경영을 '가혹하다'고 비난한 무지몽매한 소작농들과 그에 편승한 이들의 야합, 고조부가 돌아가신 뒤 그나마 남아 있던 재산을 조부가 모조리 쌀과 금으로 바꿔 월남한 후 십수 년 만에 가문은 그야말로 거덜이 나고 말았다.

장하게도 어린 광호는 개의치 않았고 출생에 얽힌 전설을 들을 때마다 자부심은 더욱 커져갔다. 이러한 자부심에는 그 스스로 어렸을 적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길을 잃은 후 혼자만의 힘으로 다시 돌아오는 등의 남다른 유년기와 성장기도 큰 몫을 담당했다. 그래. 이건 더욱 큰 성공을 위한 시련일 뿐일 거야.

허나 약속된 듯했던 빛나는 미래는 나이를 먹을수록 꼬여만 갔으며 가장 큰 이유는 뛰어난 인물을 수용할 수 없었던 무식한 독재국가의 망할 교육 제도 탓이었다. 어찌어찌 이름 없는 3류 대학이지만 대학에 합격하고 순탄히 졸업한 기쁨도 잠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를 시기하는 모종의 거대한 국가적 음모가 작용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사회인이 된 광호 앞에 놓이게 된 현실은 순탄치 못했고 그의 입사원서와 이력서는 서류전형에서 번번이 탈락할 뿐이었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성공하려면 사업이지! 굳은 결심을 한 광호는 여러 정보를 종합하고 소개받은 뒤에 주위 사람들의 인망과 협조를 얻으면 성공할 수 있는, 두 단계 정도의 소비자만 확보하면 장기적인 고수익이 가능한 신종 사업에 몸을 의탁하였다. 주위에서 사기라고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뛰어난 안목, 선견지명에 질투하는 천한 것들에게 광호는 냉소를 남기고 찬란한 성공으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오호통재라! 광호의 차세대 사업은 대한민국 실정법과는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이것은 그의 성공을 가로막고 음해하려는 조직이 국가적인 것을 반증하는 것이었으리라. 이러한 국가적 음모와 맞서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주위의 도움이 필요했고 광호는 자금 융통을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녔으나 국가에 대항하는 싸움의 결과는 뻔했다. 무력하게 쓰러지고 남은 것은 자석요 몇 세트뿐이었다. 광호는 절망했다.

어떻게 하면 가문을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한 광호는 엄청난 이자지만 즉시 현찰을 융통해준다는 조직을 통해 천만 원이라는 자금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그는 가문을 위한 마지막 비책을 가슴에 품고 길을 떠났다.

"형님 그 놈을 찾긴 찾았습니다만...."
"요점만 얘기하자구. 계룡산까지 가서 뭐한 거야?"
"그놈. 아무래도 미친 거 같습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돈은 어떻게 된 거야? 정말 땅에 묻어 놓은 거였어?"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형님이 시키시는 대로 그놈 따라 계룡산 어딘가로 하염없이 올라갔는데 땅이 어느 정도 파져 있는 구덩이 하나가 나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구덩이에 들어가서 파내기를 한 두어 시간 했나... 갑자기 구덩이에 드러눕더니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파묻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라면서 비웃더라고요."
"이런 썅! 그걸 그냥 놔뒀어!"
"그럴 리가요. 삽으로 대가리를 날려버리고 그냥 그곳에 파묻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구덩이 팔 수고는 덜었잖아요?"
"재수가 없으려니 나원참 별 거지 같은 꼴을 다 당하네. 뭐 할 수 없지. 액땜한 셈 치자고. 윤 실장 수고 많았어. 근데 도대체 그 새낀 거긴 뭐하러 가서 6개월이나 비비며 우리 돈을 거덜 낸 거야?"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미친놈 생각을 어찌 알겠어요."

--- 여보. 이 문자 메시지가 마지막이 될 것 같소. 3일 안으로 연락이 없으면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시오. 그래도 묫자리는 거액을 들여 알아본 명당이니 우리 가족일은 잘 풀릴 거라오. 못난 남편의 마지막 노력이니 나중에 묘비나 세워주시오. 충남.... ---

어떠셨나요? 좀 더 소설처럼 썼더라면 읽기도 편하고 완성도도 조금이나마 나아졌겠지만, 글자수 제한 때문에 이상한 시놉 형태로 완성되어서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백일장은 시스템이 정말 거지 같아서 또 응모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제가 써서 응모한 소설인데 공유도 제한적이고 검색도 안된다니....

덧 : 2025년 6월 13일, 챗 GPT로 생성한 일러스트도 추가합니다.

2017/01/14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 윤덕노 : 별점 3점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 6점
윤덕노 지음/더난출판사

이런저런 음식관련 저서로 유명한 음식 컬럼니스트 윤덕노씨의 신작입니다. 제목 그대로 전쟁사와 관련된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전쟁과 관련된 음식이라면 제가 아는 것만 해도 통조림, 타르타르 스테이크, 햄버거, 양고기 전골, 만두, 크로와상, 스팸, 환타, 고기감자 조림 등 많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6장 52항목에 달하는 방대한 양 덕분에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정 주제를 잡아서 역사와 정보를 잘 요약해 주고, 하나의 주제에서 여러 이야기를 함께 진행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마무리하는 글솜씨 역시 윤덕노씨 다왔고요.

그러나 이전 유사한 책에서 느꼈던 문제점도 똑같은데, 가장 큰 문제는 실제 '전쟁'과는 무관하거나, 너무 억지로 가져다 붙인 항목들이 제법 많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군대의 보급 작전, 전쟁터에서의 굶주림을 가지고 특정 요리를 대입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어디서 사료를 가지고 왔는지 모를 이야기들도 상당히 많아서 자료적으로 조금 애매한 부분도 없지는 않고요.

그래도 재미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식문화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몇개 소개해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독일군 각성제 초콜릿 쇼카콜라" 

독일 공군이 영국 본토 항공전 폭격기 조종사들에게 각성제용으로 지급한 커피, 초콜릿, 콜라를 합친 식품입니다. 카페인이 풍부한 식품 세 개를 합쳐 놓은 덕분에 졸음을 날려 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쇼카콜라'로 초콜릿에 커피와 콜라의 성분이 넣었는데, 각각 카카오는 60%, 커피 2.6%, 콜라 열매 1.6%의 비율이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그렇게 독해 보이지는 않는데, 한번 먹어보고는 싶네요. 특수 작전 투입 병사에만 지급되어 일반병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종전 무렵에는 최후의 결사항전을 벌이기 전 마지막으로 지급되어 되려 사기를 떨어트리기도 했다는군요.

"전장에 날아든 요리책" 

"위대한 장군과 훌륭한 요리는 전쟁터에서 만들어진다." - "C-레이션 요리책" 첫 머리말.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에게 보내진 요리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C-레이션으로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 주는데, 같이 보내진 타바스코 핫 소스의 제조회사 사장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는군요. 식품회사 메킬레니의 회장 메킬레니 역시 2차대전 참전용사라서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타바스코 핫 소스에 대한 짤막한 역사도 함께 소개되는데 이 역시 인상적이에요. 남북전쟁의 부산물로 처음 출시되었다고 하며, 이후 다양한 전장에서 활약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지휘관의 호들갑과 미숫가루 파동" 

지금 생각해도 미숫가루는 정말 전쟁에 유용하다 싶을 양식입니다. 일단 불과 물 모두 필요가 없고 많은 양을 옮기기도 용이하니까요. 그런데 이 미숫가루의 역사가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지는 몰랐습니다. 근거는 조선시대 "동문선"입니다. 이 책에 화랑들이 미숫가루를 먹었다는 시가 실려있다고 하네요. 사료로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임진왜란의 영웅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광해군에게 맛있는 요리를 바쳐 권력을 잡았다는 '사삼 각로' 좌의정 한효순과 '잡채 상서' 호조판서 이충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사삼 각로', 즉 더덕을 맛있게 요리한 한효순의 더덕 요리 레시피도 실려있는데, 더덕으로 만든 강정인 '밀병'이라고 합니다. 이를 서산 어리굴젓의 유래 중 하나로 추정될 정도로 음식 솜씨가 각별히 뛰어났던 한효순 집안의 손맛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임금의 사랑을 독차지 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도 '한'씨 가문의 피를 이은 덕분이려나요? 

하지만 임진왜란 때 용장이기도 했던 한효순이 광해군 때의 처신으로 손가락질을 받았고, 결국 인조반정 이후 삭탈관직을 당하는 등 수난을 당했다니 이 또한 인생무상입니다.

"케이준은 원래 요리가 아니었다?" 

이런저런 메뉴에서 흔히 보아왔던 '케이준 Cajun'이라는 음식의 유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지금과 같은 조리 용어가 아니라, 본래 북아메리카에 살았던 프랑스계 이민자의 후손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는군요. 프랑스와 인디언 연합군이 영국에게 패한 후 프랑스계 이민자 후손들이 대거 남부 루이지애나 지방으로 추방된 이후, 루이지애나 지방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늪지대 해산물의 갯냄새를 없애기 위해 강한 향신료를 듬뿍 넣은 것이 요리의 시초라고 하고요.

"거북선과 과메기"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식량을 어떻게 조달했는지에 대한 고찰입니다. 둔전제를 통한 농사, 소금을 만들어 곡식과 교환하여 식량을 마련한 것에 더해 어업, 그 중에서도 청어를 잡아 군량 및 곡식과 교환했다고 합니다. "난중일기"를 보면 이틀에 걸쳐 40만 마리의 청어를 내다 팔았다고 하니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네요.

"접시 위의 초밥 두 개" 

초밥이 보통 한 접시에 대략 10개 나오는 이유, 회전초밥의 작은 접시 위에 같은 초밥 2개가 올려져 있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패전 후 배급제로 초밥을 팔 수 없게 된 초밥 요리사들이 손님이 가져온 쌀을 초밥으로 만들어주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1인당 쌀 한 홉으로 초밥 10개까지만 교환할 수 있는 제한 조건 탓에 이렇게 된 것이죠. 이 때 생선 역시 모자라서 10개를 모두 다른 생선으로 만들 수 없었던 탓에, 같은 종류의 초밥 2개를 내기 시작했고요.

2017/07/14

경성탐정록 웹툰 만화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2009년 첫 발표되어 셜록 홈즈애호가들의 심금을 울린, 국내 거의 유일한 경성버젼 홈즈 파스티쉬"경성탐정록"이 웹툰으로 만화화되어 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주요 연재처는 아래와 같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페이지 

무탈하게 시리즈가 전부 만화화 될 수 있도록, 모쪼록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