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2/06/28

한국 슈퍼 로봇 열전 - 페니웨이 : 별점 2.5점

한국 슈퍼 로봇 열전 (초판 한정: 대형 브로마이드 + SD캐릭터 스티커 증정) - 6점
페니웨이 지음, lennono 그림/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괴작 열전 등으로 유명한, 다양하고 해박한 글들로 존경하는 블로거 페니웨이님의 저서입니다. 제목 그대로 한국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에 대해 정리해 놓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블로거가 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한,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들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야 여기 실린 작품을 거의 다 본 세대이니 만큼 반가운 마음도 더했고요.

디테일도 풍부해서 각종 슈퍼 로봇의 오리지널 디자인(?)의 소개,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역사를 짚어주는 부분 등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러 감독들에 대한 소개도 좋았던 부분이고요.

그러나 한국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의 "역사서"를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된 역사서로 기능하려면 스토리는 세밀하게 끝까지 실어 주었어야 했고, 작품별 슈퍼 로봇의 주요 도판과 캐릭터 소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거든요. 최소한 저자가 좋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도판은 소개되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래소년 쿤타"의 경우 주인공 로봇과 불가사리 변신 악당 로봇 모두 소개되지 않고 한상헌 씨의 일러스트로만 처리되었는데, 저작권 문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악당이라도 슈퍼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은 모두 모아놓기는 했는데 정체성이 조금 애매해 보였습니다. 차라리 조금 볼륨이 커지더라도 모든 한국 SF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책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아울러 그냥 자료로 보기에는, 페니웨이님의 의견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좋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역사서이자 자료로서의 기능을 저해하거든요. 물론 이 부분은 페니웨이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단점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김시광의 공포영화관"이나 "물만두의 추리책방" 같은 블로거 리뷰집과 다른 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지금의 모습도 마음에 들기는 하나 앞서 말했듯 전통적인 역사서나 자료집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덧 : "로보트 킹" 항목에서 소개된 한재규 작가의 "입실론 함의 최후"에 등장한 로보트 킹 디자인의 로봇은 제 기억에는 이름이 앤젤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다르게 소개되네요? 주인공이 직접 천사 어쩌구하며 이름을 붙인 장면이 기억에 선명한데 말이지요. 뭐가 맞는건지...

2012/06/26

이글루스 기네스, 음 올해는 탈락이네요

작년에는 도서관련 블로거로 순위 입성했었는데 올해는 여지없군요. ㅠ.ㅠ 

최근 폭스콘 노동자만큼 일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는데 좀 추스린 뒤 다시 달려봐야죠. 내년도에는 재입성 할 수 있도록! 

그런데 1년 동안 거의 100여권을 읽었는데 과연 얼마나 더 읽을 수 있을런지....

2012/06/25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 미치오 슈스케 / 김은보 : 별점 2.5점

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 6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북폴리오

가사사기 중고매장에서 같이 일하는 가사사기와 히구라시, 그리고 가게에 거주하다시피하는 식객 여중생 미나미로 구성된 3인 트리오가 그들 주위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사건을 해결하는 일상계 연작 미스터리 단편집. 원제 "가사사기의 사계"대로 4계절로 구성된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유머러스하고 가벼운, 정통 일상계 작품입니다. 유머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탐정역을 자처하는 가사사기는 실제로는 상상력만 가득한 허풍쟁이고, 은밀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진짜 탐정 히구라시가 있다는 설정이고요. 탐정으로 행세하는 인물은 가짜고, 그의 추리도 엉터리며 진상은 은밀히 활동하는 진짜 탐정이 밝혀낸다는 설정은 "레밍턴 스틸" 등 무수하게 반복되어 온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웃기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네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엉터리 추리와 진상이 각각 증거에서 어떻게 도출되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인데, 가사사기의 추리가 나름 그럴듯해서 제법 설득력이 있다는 게 아주 괜찮았어요.

그 외에도 "터치" 등이 등장하는 중고품 매장에 관련된 깨알같은 디테일들, 톡톡 튀는 대사들도 읽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그간 묵직한 범죄 소설과 서스펜스 스릴러로 접해왔던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전작들과는 분위기가 정반대였지만, 이런 작풍도 꽤 잘 소화해내는 게 확실히 거장답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부족했다는 것은 좀 아쉽습니다. 일상계 작품에서 대단한 트릭이 등장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작가 명성에 비하면 실망스러웠습니다. 모든 이야기가 결론에 단서를 끼워 맞춘 느낌이에요. 또 두 편의 이야기는 가사사기의 추리가 더 진상에 가까워 보였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사건에서는 협박 증거물인 사진이라는 진상보다는 인물 관계로 추리해낸 유언장이라는 존재가 더 설득력이 높습니다. 세 번째 사건에서도 고양이와 메기를 연결시킨 가사사기의 추리가 훨씬 그럴듯했고요.(물론 세 번째 사건은 옆집 아저씨를 본 건 히구라시밖에 없으니 공정성 면에서도 문제가 있고 말이죠). 이래서야 허풍과 진상의 갭에서 주는 유머라는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기는 힘듭니다.

나머지 두 편도 추리적으로는 그닥입니다. 두 번째 사건은 가사사기의 여장 남자라는 추리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무려 2년 동안 그걸 숨긴다는 게 말이 되나. 덕분에 진상은 그냥저냥 넘어가는 정도로 끝난 것 같아요. 네 번째 이야기는 추리의 여지가 거의 없는 내용이라 구태여 언급할 것도 없고요.

젊은 청춘들의 유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트렌디한 작품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하지만 정통 추리물 애호가나 미치오 슈스케 전작의 팬분들께는 좋은 선택이 아닐 것 같으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