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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29

초패미컴 - 타네 키요시 외 / 문성호, 김영준 : 별점 2.5점

초패미컴 - 6점
타네 키요시 외 지음, 문성호.김영준 옮김/에이케이(AK)

패미콤 시대 유명 게임들을 2~4페이지 정도로 요약하여 소개해 주는 책입니다. 희한한 기획의 게임도 많이 소개되는데, 확실히 시대를 지배했던 게임기구나 싶더군요. 예를 들자면 요시다 센샤의 원작을 게임화한 "전염됩니다. 수달, 하와이에 가다" 같은 것이죠. 아무리 원작이 제법 팔렸다더라도 이건 참... 게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알 수가 없네요. 또 쿠소게라던가 황당한 내용의 소개도 재미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대표적인건 당대의 인기작 "터치"의 게임 버전입니다. 타츠야와 카츠야가 미나미를 지키면서 야구와 권투를 베이스로 악당들을 물리치며 진행하는 액션게임이라니!

또 "유명하다"거나 "명작"뿐 아니라, 쿠소게라도 뭔가 의미를 찾을 수 있는걸 패미컴 헌터를 자청하는 게임 전문가 3인이 진지하게 고민하여 리뷰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덕분에 별로 웃기지는 않지만, 쿠소게의 웃기는 리뷰라면 지금이야 AVGN을 따라갈 수 없었을 테니 괜찮은 접근법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아서 반가왔는데, 컴파일의 "고르비의 파이프라인 대작전"은 저작권을 개무시하고 과감하게 출시한 게임이다, "다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주인공은 "다카하시 명인"이다 등이 그러합니다. 아울러 '패미컴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부제에 걸맞게 서두에서 다카하시 - 모리 명인의 배틀을 다룬 패미컴 무비 Game King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곁가지 지식도 풍부합니다. 이런 "잡지식"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참고로 이 부분은 인터넷 서점 미리보기로 대충 즐기실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 고교 시절 제법 패미컴을 즐겼다 자부하는 저조차도 여기 소개된 게임 중 직접 즐겨보았던 게임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확실히 국내에서 먹히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워 보이네요. 진짜 하드코어한 게이머가 아니면 알만한 게임이 많지 않은 탓입니다. "갤럭시안", "제비우스", "보글보글"과 같이 오락실(?)에서 즐겼던 게임들, 그리고 다른 콘솔이나 PC에서 즐겼던 "로드 런너", "카라데카" 등을 제외하면 제가 순수하게 패미컴으로 즐겼던 게임으로 소개된 작품은 "그라디우스", "레인보우 아일랜드" 정도밖에는 없거든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즐겼었던 "사라만다"라던가 "하드볼"이 수록되어 있지 않은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또 앞서 이야기했듯, 너무 진지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빵 터지는 맛이 부족하다는 점도 대중적으로 먹히기에는 문제점입니다.
아울러 거의 15,000원에 육박하는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컬러 페이지가 거의 없다는 것도 실망스러웠어요. 대표적인 게임 정도는 컬러 도판으로 소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게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콘솔로 저사양 기기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게임산업 초기의 빛나는 기획물들도 가득한 만큼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14/09/25

인터뷰 - 루드비코 : 별점 4점

인터뷰 - 8점
루드비코 글.그림/세미콜론

긴 무명 시절을 거친 뒤 단 한 권의 책 "주황색 스카프"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후 깊은 슬럼프에 빠져 아무런 영감을 얻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고 있는 소설가를 삼류 기자가 찾아왔다. 원래 인터뷰를 극도로 싫어하지만, 차기작을 구상하던 중 독자의 솔직한 평가를 듣고 싶었던 작가는 구상 중인 소설을 듣고 감상을 말해달라는 조건으로 인터뷰를 수락했다. 

"인터뷰"는 두 사람이 등장하는 대화 장면과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이 두 가지 틀로 이루어진 액자식 구성의 만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현실과 작가의 이야기는 서로를 반영하며, 뫼비우스의 띠처럼 꼬여버리는데… (알라딘 책 소개 인용)

평상시에 자주 찾아보는 잠뿌리님의 리뷰를 통해 알게 된 후 독파한 웹툰.

미국 만화(혹자들이 그래픽노벨이라 칭하는)를 연상케하는 정교한 일러스트풍 작화도 좋지만, 내용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슬럼프에 빠진 작가가 자신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온 기자에게 자신이 창작했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며 평을 요구하는데, "헝가리 사진사", "작은 마을의 요괴", "양목장의 살인자"라는 세 가지 이야기 모두 재미있고 완성도도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목장의 살인자"는 그냥 이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잘 만든 호러 스릴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짜여졌더군요.
또 이야기가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경험과 현실에서 비롯된 일종의 연작들이며 실화라는 것이 드러나는 전개 역시 굉장히 흡입력 있습니다. 정말이지 숨 돌릴 틈 없이 읽어버렸네요.

허나 하나하나의 이야기 완성도가 높은데 구태여 이걸 묶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었어야 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기는 합니다. 예를 들자면 "양목장의 살인자"가 앞의 "헝가리 사진사"와 이어진다는 마지막 장면은, "양목장의 살인자"라는 하나의 이야기만 놓고 보면 완전한 사족이었던 탓입니다.

그래도 이러한 사족(?)도 "인터뷰"라는 작품 전체의 완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확실하며 작화, 내용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성도 높은 웹툰임에는 분명합니다. 제 별점은 4점입니다. 추후 유료화되더라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에요. 어울리는 BGM 정도만 제공해 준다면 더욱 좋을 테고 말이죠. 아직 다음에서 무료로 볼 수 있으니 보지 못하신 분들은 서두르시길.

아울러 루드비코는 개그만화 그리는 엽기토끼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뛰어난 실력을 갖춘 작가였다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작품을 많이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은 "부조리 만화"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작가가 언급한 "부조리극"은 연극적인 특수성이 강하기에 이 "인터뷰"라는 작품은 결과물만 놓고 보면 부조리극이 아니라 전형적인 스릴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14/09/24

미소년 프로레스!

대부호의 외아들로 프로레슬러가 되고 싶지만 병약한 소년이 스스로 GM이 되어 만든 단체(포스터 위쪽 가운데의 빨간 수건을 두른 친구, 뒤의 안경 낀 아저씨는 집사!), 이름하여 미소년 프로레스

아름다움과 품위를 중시하는, 지금까지 없던 단체입니다. 신입 연습생을 모집하여 엄정한 심사를 통해 10명이 합격하여 지금 3회째의 흥행이 준비되고 있으며(위의 포스터), 그 외에도 스토리라인이 있는 듯 한데 전부 공개는 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차차 흥행 등을 통해 밝혀지겠죠?

여튼, 웹서핑 중 우연히 발견했는데 이것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진지한 건지 개그인지도 감이 잘 안 오고 말이죠. 사실 미소년 레슬러 컨셉 자체는 딱히 새롭지는 않은데, 단체 전체를 이렇게 컨셉화한 것은 처음 볼 뿐더러 곳곳에 들어간 나름의 기합은 아주 개그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러나 아무리 봐도 단체 컨셉과 어울리지 않는 괴인들의 면면은 심히 아스트랄합니다. 최소한 에이스 정도는 정말 꽃미남이어야 할 텐데 말이지요.

그래도 시도 하나만큼은 돋보이는만큼, 앞으로 무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스포츠는 스포츠이니 스포츠 밸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