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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6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 강석범 : 별점 2.5점

일 없는 동네 아줌마나 탐낼 만 한 직업, 동네 반장을 하고 있는 남자. 훤칠한 키에, 수려한 용모, 모르는 일도 없고 못하는 일도 없는 30살의 남자 홍두식, 홍반장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특히 그의 군 제대 후 3년의 공백은 그를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든다. 그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동시 통역관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유명 가수의 보디가드였다, 단신으로 수영해서 대서양을 건넜다는(!)소리도 있다. 귀신도 울고 간다는 이 남자 홍반장에게 일생일대의 태클이 들어왔다!!
윤혜진, 협박용으로 내민 사표가 그 자리에 수리된 비운의 치과의사! 정의로운 완벽 주의자, 치과의사 혜진. 평의사의 인권을 위해 시위하며 내민 사표가 즉석에서 수리된 바람에 직장을 잃은 여자. 자신의 철두철미한 의료행위가 결벽증에 또라이라고 폄하되어도 굴하지 않는 여자. 천만 운전자를 대변하기도 하고, 수백만 성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하기도 하는 그녀, 결국 취업을 거부당하고 작은 도시에 정착, 개업을 한다.
이후 홍반장과 윤혜진의 사랑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제목 그대로 동네 반장인 “홍두식”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내용의 한국산 로맨틱 코미디 영화. 기발한 예고편 (H-파일) 덕에 나름대로 기대 하던 차에 DVD로 발매되어 빌려보게 되었네요.

일단 영화의 핵심 매력 포인트는 홍반장 캐릭터입니다. 제가 그동안 보아왔던 그 어떤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 설정보다 재미있더군요! 약간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그 어떤 일이건 일당 5만원에 해결한다는 설정은 정말이지 "왔다!'였어요. 부동산 중개업, 라이브 카페 가수, 전자기기 수리, 비디오가게 알바, 택배, 거기에 뛰어난 무술실력! 등등등…. 심지어 재벌가의 아가씨인 윤혜진의 남자친구 역할도 뛰어난 골프, 바둑 실력으로 해결하기까지 합니다. 어떻게 보면 맥가이버요, 어떻게 보면 구영탄 같은 캐릭터인데 정말 효과적으로 잘 표현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멋진, 재미있는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너무 뻔하고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에 불과해요. 홍반장의 캐릭터만 조금 더 살려주고, 로맨틱한 요소보다는 코믹한 요소를 조금 더 부각시켰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중반 이후부터는 억지스러운 윤혜진과 홍반장의 사랑 싸움 (윤혜진이 일방적이긴 하지만) 만 부각 시켜서 영화의 맛이 떨어지거든요. 마지막 홍반장이 윤혜진을 위해 준비한 와인 장면은 충분히 멋진만큼, 코믹한 요소를 강조하면서 전개하다가 이 장면 하나만 마지막에 살짝쿵 나와 주는게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김주혁의 진지한 유머가 너무 자연스러운 홍반장은 충분히 실감나는데 반해, 사고뭉치 치과의사 역의 엄정화는 오버스러운 느낌이 너무 강해서 별로라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덧붙이자면, 조연으로 이번에 대종상 여우 조연상까지 받았다는 김가연은 왜 상을 탔는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연기력이 필요했던 배역도 아니고 비중도 별로 없는 역이었는데…..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그냥저냥한 로맨틱 코미디지만 홍반장은 김주혁이라는 배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보기드문 멋진 캐릭터였습니다. TV 시트콤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김주혁의 진지한 코미디를 TV에서 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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