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히로스에 료코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히로스에 료코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04/01/30

롱 바케이션~!

이 드라마는 일본 전통 신부복을 입은 여자가 거리를 달려가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그 여자는 30살의 모델 미나미(야마구치 토모코)입니다. 시간이 다 되어도 신랑이 오지 않자 본인이 직접 신랑이 살고있는 맨션으로 달려가고 있는 중. 하지만 약혼자는 룸메이트인 음악 교실 선생 세나(키무라 타쿠야 분)만 남겨두고 이미 짐을 싸서 나가버린 상태. 어이없는 약혼자의 배신으로 결혼도 못하고 맨션과 저금한 돈을 모두 포함한 결혼 자금까지 털린 미나미는 참으로 넉살 좋게 세나(키무라 타쿠야 분)의 집에 얹혀 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세나도 미나미의 뻔뻔하지만 밉지 않은 태도와 딱한 사정에 동거를 허락하게 되고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둘은 동거 생활을 시작하는데 그 생활 속에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허풍을 떤 사실도 들키고 서로의 성격 차이로 여러 소소한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둘은 이러한 생활 속에서 서로를 위로해주기도 하고 놀리기도 하면서 우정을 쌓아가게 됩니다. 그 와중에 세나가 짝사랑하는 료코와 미나미의 남동생 신지, 미나미의 모델시절 팬이었다는 프로 카메라맨 스기사키상이 등장하고 서로의 사랑이 교차하게 됩니다.

하루에 한두편씩 띄엄띄엄 보다가 드디어 다 보게 된 드라마입니다. 일본 트렌디 드라마의 전설과도 같은 작품이죠^^ (트렌디 드라마가 뭔가 하고 찾아보니 “감성적이고 유행에 민감하고 도시인들의 삶과 사랑을 가볍게 풀어낸 드라마” 라고 하더군요.)

내용은 위의 줄거리처럼 7살이나 연상이며 조금은 대책없고 주책없는 연상녀 미나미의 밉지않은 매력과 조금 얼빠지며 순진한, 연애에 쑥맥인 세나라는 연상녀 : 연하남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사랑 이야기입니다. 데뷰 초기의 히로스에 료코와 마츠 다카코도 조연으로 출연하고(재미있는건 히로스에 료코의 극중 이름이 “다카코”이고 마츠 다카코 극중 이름이 “료코”죠) 다케노우치 유타카도 비중있는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뻔한 내용이지만 상당히 발랄하고 유쾌한 대사들과 상황 설정 (특히 휴대폰이 없던 시대의 아날로그 연애의 맛이란!) 등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주제가 “LaLaLa Lovesong”의 매력도 역시 빼 놓을 수 없겠죠.
미나미가 홀로 서기를 하는 것 처럼 묘사하다가 마지막에 세나와 결혼하는 것으로 안정을 찾는다는 어거지같은 해피 엔딩은 조금 불만이지만 뭐 드라마니까....^^

하지만 무려 8년전의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그 격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방영할 지도 모르겠지만 한번쯤 볼만한 드라마였다고 생각됩니다.

PS : 그나저나…. 미나미에게 청혼하고 자기 아들까지 소개시켜줬다가 딱지맞은 스기사키상이 저는 제일 불쌍합니다. 끝까지 매너를 지키며 행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운 중년의 퇴장 모습까지 보여주네요….ㅠ.ㅠ

2020/03/28

마츠모토 세이쵸 드라마 스페셜 : 지방지를 사는 여자 - 작가 스기모토 류지의 추리 : 별점 1.5점

松本清張ドラマスペシャル 地方紙を買う女~作家・杉本隆治の推理!!

마츠모토 세이쵸의 단편을 TV 특집극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1, 2부 구성으로 합쳐서 약 100분 분량 정도 됩니다. 마츠모토 세이쵸도 좋아하고, 원작도 좋아했지만 존재를 몰랐다가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알게되어 보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주연이 "후루하타 닌자부로" 타무라 마사카즈인데다가, 범인, 악역, 비운의 히로인, 팜므 파탈 등으로 100분 내내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상대역은 오랫만에 본 히로스에 료코라 더욱 반가왔습니다.

원작과 동일한 도입부는 상당히 흥미진진합니다. 도쿄에 사는 여성이 추리 소설가 스기모토 류지의 지방지 연재 소설을 마음에 들어해서 구독을 신청하자 이 사실을 작가는 기뻐하지만, 한창 재미있을 무렵 구독을 끊는 행동에 모순을 느낀 작가가 그 이유를 찾아 나선다는 부분인데, 지금 보아도 충분히 설득력있는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이후 드라마만의 독자적인 설정과 전개는 모두 지루합니다. 정확하게는 류지와 조수 후지코의 간단한 탐문으로 요시코가 범인이라는걸 눈치챈 다음부터요. 위기를 느낀 요시코가 귀여운 척, 교태를 부리며 류지를 유혹하는 둘의 밀땅이 지나치게 길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긴장감도 느낄 수 없는 탓이 큽니다. 요시코가 류지를 죽여서 입을 막는건, 그녀와 류지의 관계를 온갖 주변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서 불가능하니까요. 심지어 류지는 수사 내용 공유를 위해 찾아온 경찰 2명 앞에서, 요시코가 함께 여행가자며 보낸 편지를 읽고 '나를 죽일 생각이야'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요시코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정황 증거 뿐으로, 경찰도 진작에 포기하고 자살로 처리한 사건일 정도인데 왜 요시코가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 범인인을 밝히고 자수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청산가리를 들켜서라는 이유는, 들키는 상황이 작위적이라 설득력이 떨어지고요.

그리고 작품이 쓰여진 시기에는 분명 '지방지'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었을테고, 이를 손에 넣기 위해 직접 지방지 구독을 신청한다는 설정은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시대에 지방 뉴스를 보기 위해 핑계를 대 가며 지방지를 도쿄로 정기 구독 한다는 발상은 전혀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잖아요? 정기 구독 신청도 온라인으로 하면 될 테고요. 저만 해도 이 드라마에 나오는 '신문' 을 실제로 손에 잡아 본게 최근 몇 년 동안 드뭅니다. 1950년 대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건 너무 안일한 발상이었습니다.
안일하고 편의적인 발상은 그 밖에도 차고 넘칩니다. 류지의 조수 후지코는, 원작에서는 정사를 가장하기 위한 역할 정도에 불과하나 드라마에서는 비중을 엄청 키웠죠. 그러나 안 좋은 클리셰는 몽땅 모아놓은 - 덤벙대고, 시끄럽고, 참견쟁이에다가 오버도 지나친 등 - 짜증나는 캐릭터이며, 등장하는 이유 자체를 잘 모를 정도로 하는 일도 없습니다. 요시코의 남편인 장관 비서 하야오 등 다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 특히 하야오가 압력을 넣어 류지가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게 만드려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냅니다. 이게 경찰인지 야쿠자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나마 타무라 마사카즈의 추리소설 작가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히로스에 료코도 류지를 유혹하는 장면까지는 그럴싸했고요. 위 사진처럼 두 배우의 합은 잘 맞는 편입니다. 배우들 이름값에 걸맞게 연출과 촬영도 괜찮고 음악도 효과적으로 사용된 편입니다.

하지만 좋은 점은 이게 전부에요. 그래서 별점은 1.5점. 타무라 마사카즈에 대한 개인적 호감, 히로스에 요소를 다시 만난 반가움 외에는 시간 낭비에 불과했습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싹 들어내고 원작이 발표되었던, 지방지가 나름의 가치가 있었던 시기를 무대로 한 시간 남짓한 분량으로 줄였더라면 훨씬 나았을 겁니다. "1년 반만 기다려"도 그렇고, 왜 좋은 원작을 멋대로 손대고 늘려서 영상화하는지,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네요.

2020/02/28

백은의 잭 - 히가시노 게이고 / 한성례 : 별점 2.5점

백은의 잭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한성례 옮김/씨엘북스

아래 리뷰에는 트릭, 진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게쓰 고원 스키장의 스키 시즌이 막 시작한 즈음, 익명의 메일이 도착했다. 스키장에 폭탄을 묻어두었다는 협박 메일이었다. 관리 책임자 쿠라타의 의견과는 다르게, 경영진은 돈을 주고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어쩔 수 없이 협박범과의 거래를 위해 쿠라타는 스키장 패트롤 요원 네즈, 후지사키, 키리바야시의 도움을 얻는걸 허락받고, 3천만엔의 몸값을 건네 주었다. 그러나 몸값을 건네준 뒤에도 범인들의 협박은 계속되는데...

얼마전에 골프를 소재로 한 추리 소설을 읽었었죠. 이번에는 스키장을 무대로 스키어와 스노보더가 활약하는 작품입니다. 이른바 '설산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지요. 

우선, 히가시노 게이고의 스노보드, 스키장 사랑은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스노보드에 빠진 경위를 설명하는 에세이를 전에 읽었었는데, 확실히 푹 빠졌구나 싶더라고요. 스키장과 스노보드, 스키 등 동계 스포츠에 대한 묘사가 아주 빼어나거든요.

그러나 단지 취미 생활을 소재로 한 소일거리 작품은 아닙니다. 범죄물로도 아주 괜찮아요. 스키장을 협박하는 범인들의 계획부터 그럴싸하니까요. 경영자 입장에서는 협박받은걸 경찰에 신고하여 영업을 그만두는게 더 큰 손실인건 당연하겠죠.
하지만 이건 그냥 양념에 불과합니다. 뒤에서 밝혀지는, 폭탄을 실제로 묻은건 현재 경영진이라는 진상은 더욱 놀랍습니다. 이유도 굉장히 설득력이 높아요. 스키장 매각을 용이하게 하려고 인기없는 호쿠게쓰 구역을 눈사태를 일으켜 없애버리려는 속셈이었던 겁니다. 일본의 법에 따르면, 스키장을 폐쇄하게 되면 그 지역의 자연을 원상태로 회복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돈을 투자하느니 아예 날려버리는게 낫기 때문입니다.
이는 범인들에게도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범인 중 한 명인 마스부치 히데나리는 인기없는 코스가 엮여 있는 마을 촌장 마스부치의 아들이거든요. 그는 스키장에 매수된 아버지의 비밀을 알고난 뒤, 계획을 저지하려고 스키장 협박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범인들이 여러 차례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 이유도 합리적으로 설명됩니다. 돈을 손에 넣을 때 마다 스키장 슬로프 일부만 안전하다고 정보를 흘리면서, 국제 스키대회인 크로스 대회를 호쿠게쓰 구역에서 개최하게끔 유도하려는 의도였습니다. 호쿠게쓰 구역만 일단 안전한게 밝혀지면, 스키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리라 생각한거에요. 

그리고 세 번째 협박이 스키장 경영진의 역습이었다는 아이디어도 기발합니다. 협박을 자작한 뒤 폭탄을 터트리고, 범인들이 협박에 실패하여 벌인 짓이라고 할 속셈이었다는데 이 역시 충분히 말이 되니까요. 여러모로 버블 이후 스키장의 어려움, 그리고 일본의 법을 잘 활용한 멋진 아이디어였어요.

이러한 범인, 스키장이 얽히고 섥혀 서로가 목적을 위해 암투를 벌이는 복잡한 이야기를 경찰에게만은 절대로 알리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은밀히 네즈에게 범인을 쫓아보라고 말하는 경영진의 석연치않은 행동이라던가, 일부러 네즈가 추격전을 벌일 수 있도록 유도한 세 번째 협박장 등을 통해 잘 드러내는 전개도 빼어납니다. 범인들이 스노보드의 명인들이라서 슬로프에 놓인 돈을 쉽게 회수할 수 있었다는 것도 결말과 잘 연결되고요. 안전보다는 돈을 더 생각하는 스키장 경영진, 이에 반대하는 관리 책임자 쿠라타와 용기있는 패트롤 대원 네즈와 후지사키 캐릭터도 단순하지만 이해하기 쉬워 좋았습니다. 쿠라타와 후지사키의 로맨스, 말괄량이 스노보더 치아키의 발랄함과 활약도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그러나 호쿠게쓰 구역에서 일어난 사고로 아내를 잃은 이리에 부자가 폭발에 의한 눈사태 때문에 위기에 처한다는 마지막 결말 부분은 억지스럽습니다. 이리에 타쓰키의 경우, 전날 그 장소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꼈는데, 다음날 아침에 다시 그 곳에 가고싶다고 이야기한다? 이건 말도 안되죠. 설령 아버지에 끌려 갔다치더라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패트롤의 도움을 받는게 당연하고요.
게다가 신게쓰 고원 스키장을 매입하려는 세이운코사의 회장 부부가 이들 부자와 정말로 우연히 엮여 함께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건 지나쳐도 너무 지나칩니다. 히요시 씨가 죽다가 살아난 뒤, 그 코스에 더 애착을 느낀다는건 억지 전개와 결말의 화룡정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작위적인 부분을 들어내고, 경영진의 음모와 이를 눈치챈 협박범 정도의 구도로 끌고가는게 더 좋았을겁니다. 꼭 필요했다면 우연은 범인들이 이리에 부인을 사망케 한 사고를 일으킨 스노보더였다는 정도로 끝내는게 좋았을거에요.

뭐 그래도 시원한 범죄 오락 소설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한 번에 몰입해서 읽게 만드니까요. 스토리텔러로서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이 잘 발휘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인기 작가의 괜찮은 오락 소설이니 영상화된건 당연한데, 조사해보니 TV 스페셜 드라마로 2014년에 방영되었더군요. 그런데 쿠라타 역은 와타나베 켄, 후지사키 리오 역은 히로스에 료코, 네즈 역은 오카다 마사키라는 나름 화려한 캐스팅에 놀랐습니다. 캐스팅 때문인지 네즈보다 쿠라타의 비중이 엄청나게 커 보이네요. 뭐 이런 각색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설산에서의 박력있는 활강은 전혀 그려내지 못한 듯 싶어 제대로 볼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