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알라딘의 한 해 기록.
2022년이 다 가려면 한 달 넘게 남았기에 좀 빠르다 싶기는 합니다만, 언제나처럼 포스팅 합니다.
작년 대비 책을 좀 더 구입하기는 했지만 딱히 특별한건 없는데, 올해는 구매한 도서 중 소수만이 구매한, 희소성이 있는 책을 따로 소개해주는 부분이 눈에 뜨입니다. 제가 구입한 책 중 희소성이 있는 책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튼, 확실히 올 한해도 이제 슬슬 저물어가는군요...
알라딘의 2021 당신의 기록
hansang.egloos.com 의 이사한 곳입니다. 2021년 1월, 추리소설 리뷰 1000편 돌파했습니다. 이제 2000편에 도전해 봅니다. 언제쯤 가능할지....
2022/11/20
클락성 살인사건 - 키타야마 타케쿠니 / 김해용 : 별점 1.5점
![]() | 클락성 살인사건 - 키타야마 타케쿠니 지음, 김해용 옮김/북홀릭(bookholic) |
아래 리뷰에는 진상과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자기장 이상으로 멸망을 앞둔 세계, 유령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탐정 미나미 미키는 파트노 시노미 나미와 함께 '클락성'으로 향했다. 수수께끼의 미녀 쿠로쿠 미카가 '스킵맨'이라는 유령을 퇴치해 줄 것을 의뢰했기 때문이었다. '클락성'은 그 이름처럼 거대한 세 개의 시계가 외벽에 설치된 저택으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나타내는 시계라고 했다. 그리고 그날 밤, 클락성의 주인 쿠로쿠 박사와 박사의 동생 슈지가 목없는 시체로 발견되었고, 두 명의 목은 박사의 딸로 오랫동안 혼수상태였던 미온의 방에 놓여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서로 떨어진 관에 있던 두 사람을 살해하는 것, 그리고 입구를 마모루가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던 미온의 방에 잘린 머리를 가져다 놓는건 불가능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고, 슈지의 아들 레이마와 박사의 아들 린, 그리고 결국 루카마저 죽고 마는데...
전자기장 이상으로 멸망을 앞둔 지구를 무대로, '유령'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탐정 미키가 '클락성'에서 일어난 괴 사건을 해결하는 SF 판타지 추리물. '물리의 다케야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잘 짜여진 물리 장치 트릭의 대가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데뷰작으로 메피스토 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국내 출간된지는 꽤 되었지만, 다소 유치해보이는 제목과 낯선 작가 이름 탓에 손이 가지는 않았는데 어딘가의 랭킹에서 추천하기에 구해보게 되었네요. 작가의 다른 작품인 <<인어공주>>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요.
그런데 작품은 대체 제가 뭘 읽었나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제대로 리뷰를 쓰기 힘들 정도로요.
일단 유령이 등장하는 세계관과 물리 법칙을 따르는 본격 추리물은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지구 멸망을 앞두고 있었다 정도의 설정으로 충분했을겁니다. 뭔가 있어보였지만, 사실상 알맹이 없었던 다른 유치한 설정들 모두 없는게 차라리 나았고요. 멸망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인 12사도와 SEEM, 그리고 그들이 멸망을 막기 위해 찾는 '한 밤의 열쇠'라는 존재 등등은 모두 본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거든요. 미키가 유령을 잡을 수 있다는 설정도 마찬가지에요.
사건과 연관이 있던건 '클락성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모두 시간에 대한 유전병이 있는 도르 가문의 후손이며, 클락성은 일부러 시간에 대한 감각을 지우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정도였습니다만, 이 역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작위적인 설정이라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기대했던 트릭도 별볼일없었습니다. 거대한 세 계의 시개가 벽 면에 붙어 있는 클락성의 특징을 활용한 트릭이라는게 빤히 들여다 보였던 탓입니다. 즉, 서로 떨어진 두 관을 시침과 분침이 다리 역할을 하는 특정 시간에 이동했던 것이지요. 시간만 알면 단순 소거법으로 범인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알리바이가 없는건 린 밖에 없었으니까요.
이 트릭은 아래와 같은 클락성에 대한 도판만 사전에 공개되었다면, 누구나 풀어낼 수 있었을겁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도 권말 해설을 통해 똑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추리의 묘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도판을 보지 말라고요. 반대로 말하자면, 등장인물들의 추리력이 형편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클락성을 실제로 보고, 잠시 머물기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거대한 시계 바늘이 과거와 미래의 관을 오가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걸 떠올리지 못하니까요.
시계 트릭보다는 차라리 범인은 린이 아니라 미키라 주장하는 미온과 나미의 추리 대결이 더 볼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되는, 박사와 슈지의 머리를 잘랐던 이유에 대한 추리가 괜찮았거든요. 범인이 두 개의 관을 시계 바늘을 이용하여 오가기 위해서는 특정 시간에만 시계 바늘로 만들어지는 길이 열리고, 그건 처음 길이 열리고 나서 2시간 뒤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범인 린은 아날로그 시계를 볼 줄 몰랐고, 클락성 안에는 시계도 없어서 첫 범행에서 시계의 목을 베어 가지고 왔다고 추리합니다. 시체의 안구가 2시간 지나면 변하는 법의학적 상식을 이용했기 때문이라나요. 제가 여태까지 보아왔던 시체 훼손 추리물에서 손에 꼽을만한 독창적인 동기였습니다. 얼마전 소개해드렸던 엽기 토막 살인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들 랭킹에서 언급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에요.
문제는 이 추리에도 헛점이 많다는 겁니다. 구태여 시체의 목을 벨 필요는 없었습니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바늘의 위치만 확인해도 되었을 일이니까요. 린이 아날로그 시계를 볼 줄 몰라서 범인이 될 수 없다고 하는 미온의 주장도 마찬가지로 현실적이지 않아요. 거대한 시계가 붙어있는 집에서 태어나 자라온지 십년이 넘었다면, 시계를 볼 줄은 몰라도 그걸 이용하는 방법은 충분히 알 수 있는게 당연하잖아요?
미온이 루카와 린의 모친이었다는 일종의 반전도 불필요했을 뿐더러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린의 동기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는건 알겠어요. 하지만 누나였어도 돼잖아요. 어린 소녀를 근친상간으로 임신시켜 출산하게 했다는건 지나치게 극단적인 설정이었어요. 불쌍한 루카를 죽인 이유도 모르겠고, 결국 세계가 멸망하는 건지도 알 수 없는 결말도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절판된게 당연하다 싶은 망작이었습니다. 중고 가격이 상당한 편인데, 절대 그만한 값어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 추리에도 헛점이 많다는 겁니다. 구태여 시체의 목을 벨 필요는 없었습니다.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바늘의 위치만 확인해도 되었을 일이니까요. 린이 아날로그 시계를 볼 줄 몰라서 범인이 될 수 없다고 하는 미온의 주장도 마찬가지로 현실적이지 않아요. 거대한 시계가 붙어있는 집에서 태어나 자라온지 십년이 넘었다면, 시계를 볼 줄은 몰라도 그걸 이용하는 방법은 충분히 알 수 있는게 당연하잖아요?
미온이 루카와 린의 모친이었다는 일종의 반전도 불필요했을 뿐더러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린의 동기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는건 알겠어요. 하지만 누나였어도 돼잖아요. 어린 소녀를 근친상간으로 임신시켜 출산하게 했다는건 지나치게 극단적인 설정이었어요. 불쌍한 루카를 죽인 이유도 모르겠고, 결국 세계가 멸망하는 건지도 알 수 없는 결말도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절판된게 당연하다 싶은 망작이었습니다. 중고 가격이 상당한 편인데, 절대 그만한 값어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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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추리 / 호러
2022/11/19
나의 차가운 일상 - 와카타케 나나미 / 권영주 : 별점 1.5점
![]() | 나의 차가운 일상 -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내친구의서재 |
<<아래 리뷰에는 진상과 범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우연히 알게된 지인 이치노세 다에코가 자살 시도 후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낼 약속을 했기에 나나미는 그녀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걸 믿지 않았고, 누군가 다에코가 쓴 '수기'를 나나미에게 보낸 뒤 나나미는 다에코 사건을 혼자서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기'는 다에코가 친구 도모요가 식물인간이 된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회사를 옮겨가며 조사에 나섰고, 어렸을 때 부터 독살을 반복해 왔던 범인 세누마 도루가 누구인지 찾아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범인인줄 알았던 세누마 도루는 다에코 사건과 관계가 없다는게 드러났고, 나나미 앞에서 세누마 도루마저 살해당하는데....
와카타케 나나미의 데뷰작이었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의 후속 장편. 작가와 이름이 똑같은 '와카타케 나나미'가 탐정으로 활약하는 이야기입니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일상계 단편, 그리고 단편이 모여 하나의 큰 사건을 이야기하는 연작 구성이었던 반면, 이 작품은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장편에 가깝습니다. 지인의 사고에서 촉발된 조사가 거대한 사건들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방아쇠가 되고, 결국 비참한(?) 결말로 이어지는 내용이니까요.
전작은 꽤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소개되었으며, 재판까지 이루어졌던 반면 후속작은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읽고나니 왜 소개가 늦어지고 그 존재도 알 수 없었는지 알겠더군요. 추리적으로 별볼일 없고, 여러 사건들 - 세누마 도루가 벌인 독살 사건들, 이치노세 다에코 자살 미수 사건, 세누마 도루 살인 사건 - 이 모두 따로 놀고 있어서 내용도 정리되지 않은 느낌을 강하게 전해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와카타케 나나미가 수사에 나선 계기가 된 다에코 자살 미수 사건과 세누마 도루가 독살범임을 밝혀내는 다에코의 수기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세누마 도루를 살해한 것도 다에코 사건과 무관하게 가족이 저지른 범행이고요. 다른 하드보일드 소설처럼 한 사건에서 다른 사건들이 파생되는게 아니라, 그냥 우연찮게 전혀 다른 사건들이 한 인물 주변에서 일어났을 뿐입니다. 이런 우연이 한 번에 겹친다는 것, 그리고 자살 시도와 불합리한 죽음이 너무 많다는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각 사건들의 세부 요소들도 제대로 짜여져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치노세 다에코의 '수기'가 좋은 예입니다. 이치노세 다에코가 세누마 도루의 수기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탓이에요. 세누마 도루가 누나 이시하라 사와코에게 주었던걸 사무실에서 우연히 입수하여 복사를 했다는데 말도 안돼요. 사와코는 분신 자살을 선택하여 동생과 수기의 존재를 지워버리려고 했을 정도인데 수기를 그렇게 허술하게 놔 두었다? 그럴리 없지요, 애초에 연쇄 독살범이 버젓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자기 범행을 고백하는 수기를 남긴 것 부터가 말이 안되고요.
다에코 자살 미수 사고를 일으킨 이가라시의 동기도 불분명합니다. 다에코를 놓치기 싫어서 그랬다는데, 그와 다에코의 관계가 이런 엄청난 사건을 불러올 정도였는지 독자는 알 수가 없거든요. 단순히 '놓치기 싫었다' 정도로 간주하기에는 지나치게 치밀한 범행이라는 인상도 지우기 힘듭니다.
이가라시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추리만으로 자백한다는 것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증거는 단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지요. 게다가 자백도 결국 '다에코가 자살했다'는거라 허무했습니다. 결국 와카타케 나나미의 진상 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는거잖아요. 자살 동기도 납득하기 어려웠고요.
세누마 도루 살인 사건도 억지스러웠습니다. 누나 이시하라 사와코는 동생이 연쇄 독살범이라는걸 수기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동생의 범행으로 가족이 고통받을까 두려웠다면, 수기를 입수한 뒤 바로 죽였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범행이 계속되어 체포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구태여 한참 기다렸다가 죽일 이유는 없습니다. 마침 도루가 와카타케 나나미와 만나고 있던 그 시점에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도 지나치게 작위적이었습니다. 사와코가 도루를 죽였다는 증거가, 와카타케 나나미가 담배를 피우는걸 알고 있었다는 것 뿐이라는건 비약이 심했습니다.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는걸 보지 않아도 냄새로 알 수 있으니까요.
캐릭터들도 별로였습니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와카타케 나나미는 불행과 사고를 불러온다는 점에서는 하무라 아키라와 비슷한데, 시종일관 진지하고 어두워서 호감가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짜증만 유발하는 다른 주변 인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체로 성격들이 괴퍅하고 모가 나 있는 탓에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대표적인건 세누마 도루입니다. 정신병자이기도 하지만 그가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 심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이상 체질을 가지고 있다는건 억지스러웠습니다.
그나마 밀실이었던 다에코의 방에서 가스가 누출되었던게 아니라, 그 전 노래방에서 가스 호스를 다에코 입에 직접 물려 가스를 흡입하게 하고, 술에 취한 것 처럼 위장해서 집으로 옮겼던 이가라시의 범행 정도만 괜찮았어요. 그리고 동행들과 집의 가스를 단속한 뒤 문을 잠겄던 겁니다. 나중에 이동할 때 가스 냄새가 나는 향수를 조합하여 뿌린 뒤, 그 때 집에 들어가서 가스를 누출시켰고요. 가스를 언제 흡입했는지는 밝혀내기 힘들고, 순전히 냄새로만 판단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괜찮은 트릭이었다 생각되네요.
하지만 이 트릭 외에는 말씀드렸듯 건질게 없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의 후속작이라고는 하지만, 제목 외에는 관련성을 거의 찾을 수 없으며 완성도, 재미, 수준 모두 기대 이하였습니다. 습작 수준의 작품으로 작가의 팬이 아니리시라면 구태여 구해 읽어보실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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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추리 /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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