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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9

루키즈 완결! -모리타 마사노리 : 별점 3점

루키즈 1~14 박스판 - 전14권 - 6점
모리타 마사노리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매일같이 싸움만 일삼는, 도쿄에서도 소문난 불량아 집단인 타마가와 고교의 야구부는 교장도 어쩌지 못하는 골칫거리. 최후의 수단으로 교장은 야구부를 효과적으로 폐부시키기 위해 전 학교에서 학생에게 중상을 입히고 쫓겨났다는 카와토 선생을 영입한다.
하지만 카와토 선생의 사건은 단지 우발적인 사고였을 뿐 그는 학생밖에 모르는 진정한 열혈교사. 카와토는 열정과 힘을 다해 야구부를 재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이에 불량아집단이었던 야구부는 서서히 야구에 눈을 뜨게 된다.

저는 야구를 무척 좋아합니다. 국내 프로야구단 두산 베어스의 원년부터의 팬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스포츠 만화중에서도 야구만화를 특히 좋아하죠. 이 작품은 “별볼일 없는 블루스”라는 학원 폭력물로 유명한 모리타 마사노리의 야구 만화입니다.
그런데 여타 다른 고교 야구 만화하고는 확실한 차이를 보입니다. “폭력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문제아 집단 야구부를 카와토 코이치라는 열혈 신참 교사가 담임 및 감독으로 부임하여 팀을 갑자원으로 이끈다는 내용이거든요. 크게는 불량아들을 선도해서 야구부를 재건하는 초반부, 재건 후 메구로가와 고등학교와의 연습시합이 펼쳐지는 중반부, 그리고 갑자원 지구 예선을 무대로 예선 시합들, 그 중에서도 사사자키 고등학교와의 시합을 그리고 있는 후반부로 나눌 수 있으며 중간중간에 각 멤버들과 카와토 선생의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집니다. 초반부는 전교생(!)의 이름을 외우며 학생에게 전력을 다하는 열혈교사 카와토가 불량아들을 감화시키는 모습이 설득력있게 그려지는 학원 성장물 느낌이 보다 강하다면, 중반 이후부터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서툴었지만 서서히 야구를 배워가는 과정이 주로 펼쳐지는 제대로 된 정통파 야구만화라 할 수 있겠죠.

선수보다는 감독이 주인공 격으로 팀을 이끄는 전개는 하라 히데노리의 “그래 하자”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 하자”는 중반 이후 감독 키타죠보다 에이스 에자키에게 이야기의 포커스가 맞춰지며, 성폭행 사건이 등장하는 등 전개가 무거워지는데 반해 모리타 마사노리는 타마가와 고교 야구부가 서서히 강해지며 시합에서 승리해 나가는 과정과 그리고 그 중심에 카와토 선생이 있다는 것을 끝까지 일관되게, 그것도 밝은 톤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리타 마사노리의 작화도 빼어나고요.

이렇게 재미있고 즐길거리 많은 작품이기는 한데, 작가가 몸이 안 좋았다고 마지막 권에서 밝혔듯 좀 급작스럽게 끝내는 마무리는 조금 아쉽습니다. 갑작스럽게 끝난 “슬램덩크”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1999년에 1권이 나왔으니 거의 5년에 걸친 대작인데 작품이 완결되니 시원섭섭하기도 하지만 마무리를 보았다는 만족감이 더 크네요. 전권을 다 구입한 감개도 무량하고요. 별점은 3점. 개인적으로는 갑자원에서의 타마가와의 활약을 그릴 2부가 나왔으면 합니다.


2004/02/25

해적의 역사 - 앵거스 컨스텀 / 이종인 : 별점 3점

해적의 역사 - 6점
앵거스 컨스텀 지음, 이종인 옮김/가람기획

역사서적을 많이 내놓는 “가람기획”에서 발간된 역사명저 시리즈의 열한번째 책.

제목 그대로 인류사의 해적들의 역사를 주로 서양 중심으로 - 저자가 영국인이기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 서술한 역사서적입니다. 로마시대에서 부터 중세의 바이킹과 바르바리 해적, 오스만 제국의 울루지 알리라는 해적출신 황제와 몰타 기사단의 해적질, 이후의 스페인과 영국의 재해권을 놓은 싸움의 주역인 영국의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과 존 호킨스 경, 스페인의 페드로 데 메넨데스 데 아빌레스 같은 인물들과 이른바 “해적의 황금시대” 시대의 해적들, 그리고 이후의 인도양과 미국의 마지막 해적들, 중국의 해적들까지 고금의 해적들의 역사를 망라하고 있죠.
관심이 갔던 것은 유명한 키드 선장과 블랙 비어드 같은 해적의 황금시대 인물들에 대한 정보인데 재미있고 놀라운 사실들이 많더군요. 키드 선장은 사실은 단 한번의 해적질 항해 후 체포되어 처형된 것이라던가, 신사이고 부유한 농장주였지만 모험을 동경해서 해적이 된 스티드 보넷이라는 사나이의 이야기라던가, 노획물로 남은 여생을 편하게 보냈던 헨리 에버리 같은 성공한 해적들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하고 다채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인도의 해적왕조 앙그리아 가문이나 중국 해적 정성공과 정을, 삽응차이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어요.
이러한 이야기 외에도 해적들의 기지였던 여러 섬이나 당시 기준으로는 평등함의 최고봉이었던 해적 규약,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 등으로 미화된 해적 행위의 낭만적 추억들과 더불어 해적선들의 모습이라던가 당시의 관련 삽화 등 도판까지 충실하기에 그야말로 해적이라는 집단에 대해서는 교과서와 같은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 역사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쭉쭉 읽어나갈 수 있는 재미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가람 기획의 다른 역사명저 시리즈도 기대하게 만드네요. 다만 “이종인”씨라는 상당한 수준의 번역가가 번역했는데도 불구하고 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책의 완성도에 비하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15,000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감점합니다.

2004/02/22

태극기 휘날리며 - 강제규 : 별점 3점


드디어 봤습니다. 정말 대단한 흥행을 하고 있어서 3주동안 계속 예매까지 매진이라 보지도 못했는데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종인이형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종인이형 고마워!)

다들 알고계실 스토리는 생략하고요, 일단 이 영화는 고생해서, 돈들여서 찍은 티가 팍팍나는 영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때깔에 어울리게 6.25 라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좌-우 어느쪽에도 걸치지 않고, 단순히 이념 때문에 죽어나가며 광기어린 살인마로 돌변하는 주인공들과 그 희생양들을 그린 각본도 굉장히 좋습니다, 한마디로 “Well-Made”영화입니다.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중에서 이만한 각본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은 처음인 것 같네요. 역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강제규 감독 답습니다.
캐스팅도 완벽합니다. 요새 “연기파” 배우로 변해가는 장동건의 연기야 기본은 먹어준다고 해도 원빈의 연기가 의외로 뛰어나더군요. 더군다나 둘다 “꽃미남” 계보라서 그런지 형제라는 설정도 별로 어설프지 않고요. 조연들 (기억나는 건 공형진 뿐이지만…)의 연기도 평균이상은 다들 해 주고 있습니다. 우정출연이라는 최민식, 김수로도 기억에 남고요.
특히 감동과 눈물의 폭풍! 마지막의 감동의 도가니탕(^^)에서는 저도 눈물을 찔끔 흘렸을 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늙은 진석의 모습과 진석이 형의 유골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좀 사족이라 생각되었고 몇몇 CG가 튀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별로 흠 잡을데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블록버스터가 나와주는군요. 한마디로 흥행할 만한 영화가 흥행한다는 생각입니다.

딴지일보의 모 기자는 이 영화에 중간점수를 주며 기존의 전쟁영화의 룰을 답습하며 기존 헐리우드 영화와 비스무레 하다고 했는데 저는 6.25의 특수성, 즉 같은 동포들끼리 별다른 이유없이 살육하는 비참함과 이념의 허무함을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꽤 많은 스크린으로 개봉한다는 뉴스를 어디선가 보았는데 히트쳤으면 좋겠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요사이 “빨갱이”운운 하는 보수 우익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더군요. 저도 중학교때까지 “때려잡자 공산당” 포스터를 그리고 표어를 만들었던 세대인데(평화의 댐 성금까지 냈답니다. 젠장…) 결국 우리는 다 형제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