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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14

두산은 내년 시즌의 진정한 "패거리들"이 될 것인가?

병풍연루 선수 신체검사 '공익'…주전공백 '비상'

흠 드디어 발표되었군요. 프로야구 병풍으로 타격받은 각 구단의 대략의 현황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주전 투수들 대부분이 군 입대하게 된 두산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이재영은 이미 구속중이지만 이재우, 이경필, 이혜천, 구자운, 노경은 등 올 시즌 1군 투수의 거의 반수가 군 입대를 하게 되는 군요. 정성훈선수까지 걸렸을줄은 몰랐습니다. 우려했던 박명환 선수는 어쨌건 재검 판정으로 전반기는 소화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떻게 될지... 차라리 빨리 입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체 1군 투수중에 누가 남는지를 세는게 빠르겠네요. 권명철 선수 정도?

SK도 만만치 않은 피해로 이미 구속된 조진호를 비롯 올시즌 타점왕 이호준과 건실한 내야 요원 강혁 선수가 입대합니다. 그나마 이름이 오르내렸던 히팅머신 이진영선수가 빠진 것이 다행이랄까요? 다음에 타격을 입은 팀은 한화, 주전 내야수 황우구가 일신상의 이유로 은퇴를 선언한 중에 주력 타자 이영우와 올시즌 투수진에서 짭짤한 활약을 해준 박정진 선수가 입대하게 되었군요.

그 외에 롯데는 사실상의 유일한 1군 주전 포수 최기문의 재검 여부에 내년 판도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삼성은 시즌 중 덜미가 잡혔던 선수들 이외에 별다른 추가사항이 없고 현대와 LG, 기아도 주력 선수의 이탈은 일단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상 1군의 와해로 인해 내년 시즌은 정말 신인들로 경기를 치루어야 하는 두산, 이상무의 "달려라 꼴찌"에 나왔던 고졸 선수들로만 이루어진 프로팀 "패거리들"이 되어 버렸네요. 11억을 쏟아부은 초고교급 투수 거물 신인 서동환과 김명제에게 독고탁급의 기대를 걸어야 할 듯.... 그나마 타선은 유격수 손시헌 선수를 빼면 그나마 거의 올 시즌 전력을 유지하니 다행입니다. 물론 김동주 선수의 빠른 복귀가 관건이겠죠.

내년 시즌 어쨌거나 꽤 기대가 됩니다. 팀 리빌딩을 위해서라면 타자쪽이 많이 빠져나갔어야 할 것 같지만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그래도 투수진의 피치못할 리빌딩으로 병풍 선수들이 복귀하는 2년 뒤에는 제발 막강 투수력을 갖추길 바랍니다.

아울러 서동환, 김명제 선수의 활약 또한 지켜 보겠습니다.

2004/11/09

병속의 미녀 - 정태원 엮음 : 별점 1.5점

병속의 미녀 - 4점 정원태/이성

다시 접한 정태원씨가 엮은 단편 앤솔러지. 헌책방에서 몇권 구입한 시리즈 중 마지막입니다. 목차는
  • 존 콜리어: 병속의 미녀 / 무서운 교배 / 잠자는 미녀
  • 클라이브 바커 : 수의의 고백 / 섹스와 죽음과 별빛 / 재클린 에스 / 마돈나
  • 아토다 다카시 : 여난 / 이상한 벌레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부제가 "미스터리 에로티카"고, 책 소개도 에로틱한 미스터리 단편을 모아놓았다고 되어 있는데 선정 기준이 의심됩니다. 존 콜리어의 작품들은 그닥 에로틱하지도 않고 미스터리도 아니었고, 클라이브 바커는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취향의 작품만 실려 있습니다. 그나마 아토다 다카시 작품들이 비교적 괜찮지만 너무 짧은, 그야말로 꽁트 길이밖에 안되는 소품이고요. 한 마디로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아요. 무언가 좀 부족하고 모호하달까요? 여튼 제 판단으로는 절대로(!) 미스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클라이브 바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었겠지만 저에게는 많이 아쉬운 단편집이었습니다. 그나마 "잠자는 미녀"와 "이상한 벌레"는 독특한 반전과 결말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비교적 추천할만 하지만 나머지 작품은 별로 언급할 필요를 못 느끼겠네요.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병속의 미녀"
지니가 들어있다는 마법의 병을 산 남자가 지니를 이용하여 온갖 향락을 즐기다가 병에 자신이 갇히게 된다는 이야기. 뻔한 동화의 뻔한 패러디죠...
 
"무서운 교배"
농부가 시체를 묻은 밭에서 기괴한 호박을 캐내는 이야기. 약간 섬찟하긴 한데, 무섭지도 않고 그냥 기묘하기만 했습니다.

"잠자는 미녀"
한 부자가 서커스에서 우연히 만난, 몇년째 잠을 자는 여인이라는 존재에 마음을 빼앗겨 자신의 거의 전 재산을 동원하여 그녀를 소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여 잠에서 결국 깨어나게 만들고요. 그러나 그녀가 깨어난 직후 바로 실망한다는 내용입니다.
외모 지상주의의 현대 사회에 비판을 가하는 듯한 탄탄한 줄거리와 이색적인 반전이 마음에 듭니다.

"수의의 고백"
포르노 사업가의 속임수에 빠져 가족과 생활을 잃은 회계사가 복수를 꾀하다가 살해된 직후, 자신의 수의에 빙의하여 마지막 복수를 완성한다는 내용입니다. 클라이브 바커 특유의 디테일한 묘사는 빛을 발하지만 얄팍한 줄거리와 허무한 결말로 그냥저냥한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섹스와 죽음과 별빛"
클라이브 바커의 다른 단편집 "피의 책"에서 이미 읽은 작품입니다. 연기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는 일종의 좀비물입니다. 평작수준이라 보여집니다.

"재클린 에스"
이 단편집에서 가장 특이한 작품입니다. 섹스에 대한 치밀하고도 기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이한 초능력을 가진 마녀와 같은 여인 제클린 에스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잔인하고도 엽기적인, 변태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밖에 보이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 상상력에는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제 취향에는 전혀 맞지 않더군요.

"마돈나"
위의 작품만큼은 못하지만, 마찬가지로 특이했습니다. 클라이브 바커의 "한밤의 지하철"이 연상되는 "초자연적인 절대자"와 "운명에 휩쓸린 평범한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보면 종교적으로, 하지만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뭐 이것도 그닥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여난"
평생 여자에게 눌려살던 한 소시민이 자살 직전에 군중들의 이목을 끌고 잠시 다른 세상을 꿈꾸지만 군중들은 바로 미인 여성 자살자에게 이목을 돌리게 된다는 이야기. 뭔가 공감이 가는 내용이더군요. 짧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상한 벌레"
20페이지도 안되는 꽁트입니다. 플라스틱을 갉아먹는 벌레를 발견한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짧지만 성형수술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반전까지 괜찮은 완벽한(!) 작품입니다. 역시 단편의 제왕 아토다 다카시다운 면모를 보인달까요?

옥수수밭의 아이들 - 스티븐 킹 : 별점 2.5점

옥수수밭의 아이들 - 6점 스티븐 킹 지음/영웅

스티븐 킹은 작품성은 그닥 인정하지 않지만 재미랄까..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재주 하나는 탁월하다 여기는 작가입니다. 다른 책도 몇 권 구입했었는데 이번에 전집이 새로 출판되었더군요. 하지만 집에 이런 저런 스티븐 킹 단편집이 3권이나 있어서 이번에 새로 나온 정식 번역본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 역시 번역 출판된 책이 아닌 예전에 해적 출판했던 스티븐 킹 단편집입니다. 그래도 정식 번역본의 목차를 조사해 보니 제가 가지고 있는 단편집 3권의 내용이 거의 그대로 들어 있어서 별로 구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헌책방 만세!

여튼, 간만에 꺼내 읽은 이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작가 서문 : 광기와 공포에 관하여"
  • "그들은 때때로 다시 돌아온다"
  • "부기맨"
  • "악의 다리미"
  • "가짜봄"
  • "예루살렘의 땅"
  • "벼랑 끝에 선 사나이"
  • "옥수수밭의 아이들"

정식 번역본이 아닌 티를 내듯이 번역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것이 조금 거슬리며, 특히 인명이나 지명이 일어 중역의 티를 팍팍 내 주고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뭐 새책 산것은 아니니 불평은 여기까지!)

전체적으로는 스티븐 킹의 전형적인 룰을 따르기보다는 드라마에 신경쓴 단편들이 실려 있습니다. 스티븐 킹 특유의 잔인한 묘사가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는 않는 점 역시 그러한 점을 뒷받침하고요. 덕분에 호러 소설 초심자가 읽기에 적당한 수준의 작품들입니다. "금연 주식회사" 까지 포함되어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요.
개인적인 베스트는 "악의 다리미"와 "벼랑끝에 선 사나이" 입니다. "악의 다리미"는 설정과 스티븐 킹의 전형을 잘 따르고 있는 점에서, "벼랑끝에 선 사나이"는 드라마에 굉장히 포커스를 맞춘 심리 단편이라는 점에서 추천할만 합니다. "옥수수밭의 아이들"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결국 등장해서 빼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작품이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그야말로 무난한 단편집입니다. 공포가 조금 약한 편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읽을만한 작품들이었습니다. 무난한 만큼 호러, 장르소설 입문자분들께 권해드립니다.

작품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들은 때때로 돌아온다>
영화화된 작품이 30여편에 이르는 헐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 답게 90년대 초 영화로 만들어졌던 단편. 어린시절 형을 살해했던 건달들이 20여년이 지나서 자신이 부임한 고등학교에 한명씩 전학와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는 내용인데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평이한 편입니다. 마지막에 "주술"을 써서 그 건달들을 퇴치하는 결말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고요. 그래도 스티븐 킹 입문으로 적당한 수준의 공포와 재미는 전해 줍니다.

<부기맨>
정신과 의사를 찾아온 한 남자의 독백으로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약간은 특이한 작품. 집 벽장에 숨어있다가 아이들을 전부 죽인 "부기맨"이라는 악령에 대한 공포를 토로하다가 마지막에 그 공포와 대면하게 된다는 내용인데 TV시리즈 "환상특급" 류의 반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악의 다리미>
악마가 깃들게 된 세탁기계에 대한 내용인데 특이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기계에 악마가 깃들게 된다는 상상력도 대단하지만 그 과정이 흥미진진합니다. 결국 다리미 기계가 정말 괴물이 된다는 마지막 결론이 약간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스토리텔러로서의 스티븐 킹의 능력이 정말이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죠.

<가짜봄>
"딸기봄 (스트로베리 스프링)"이라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작품. "스트로베리 스프링"이라는 지방 특유의 날씨와 맞물리며 주인공에게 대학 학창 시절 벌어졌던 연쇄살인에 대한 기억을 불러 일으킨다는 이야기로 줄거리는 주로 회상 장면을 토대로 진행되는데 "괴물"이나 "악마"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스티븐 킹 작품 치고는 조금 특이했지만 마지막의 반전은 좀 약했습니다. 그냥저냥한 평작이에요.

<예루살렘의 땅>
악마주의 광신자들 교주의 피를 물려받은 가문의 후계자가 광신자들이 거주하던 잊혀진 도시 근처 저택에 살게되며 가문의 과거를 탐색해 간다는 내용. 악마와 광기를 다루는 묘사라던가 조용하게 보여주는 공포가 인상적입니다. 내용의 대부분이 친구에게 보내는 서신 형태로 되어있는 것도 재미있고 간단한 암호트릭이 등장하는 것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단, 대표작으로 알려져있지만 그 정도 작품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벼랑 끝에 선 사나이">
공포보다는 심리묘사에 주력한 독특한 작품. 재벌의 아내와 불륜 관계에 빠진 주인공이 재벌의 덫에 걸려 무모한 내기를 하게되는 이야기인데 짧은 시간동안에 벌어지는 복잡한 상황과 심리묘사를 효과적으로 묘사해 내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 소설치고는 이례적이지만 "금연 주식회사"같은 시니컬한 맛이 있어서 마음에 들더군요. (물론 "금연 주식회사"같은 멋진 반전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옥수수밭의 아이들>
표제작이죠. 꽤 괜찮은 단편입니다. 제가 싫어하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여러 설정이 상당히 공포를 잘 이끌어내는 편이거든요. 특히 "옥수수밭"이라는 존재를 공포의 토대로 묘사한다던가 아이들만 살고 있는 도시라는 설정 등이 좋습니다. 마지막에 초자연적인 "옥수수밭 신"이 등장하지 않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결말을 이끌어내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뭐 작가 취향이니까요. 영화화도 되었는데 조사해봤더니 원작 소설의 "설정"만 빌려온 전혀 다른 스토리의 작품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