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3/06/21

악의 기원 - 엘러리 퀸 : 별점 3.5점

악의 기원 - 8점
엘러리 퀸 지음/시공사
어떤 작품을 읽더라도 기본 이상은 해 주는,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지게 하는 작가들이 몇 명 있습니다. 저에게는 크리스티 여사님이나 반 다인, 딕슨 카 만큼이나 엘러리 퀸 역시 그러한 작가 중 한명이죠. 그러나 이 작품은 국명시리즈나 라이츠빌 시리즈하고는 다른 시기별로는 '헐리우드시기'라고 불리우는 후반기 장편으로 걸작이나 유명한 작품은 거의 초중기에 몰려있기 때문에 아무리 엘러리 퀸이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허나 역시 명불허전이랄까요? 제목 '악의 기원'에 걸맞게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해가며 헐리우드의 거물 보석상 살인/협박사건을 차분히 해결해 나가는 엘러리의 모습은 전성기 못지 않은 흥분과 재미를 불러 일으키는 걸작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트릭이 조금 억지스러운것 같기도 하고 범인역의 설정도 황당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읽는 동안은 눈을 떼기가 힘들 정도의 재미를 주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엘러리 퀸의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니 아직 읽지 않으신 팬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2003/05/26

유령 신사 - 시바타 렌자부로 / 정태원 : 별점 2.5점

유령 신사 - 6점 시바타 렌자부로 지음, 정태원 옮김/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인 시바타 렌자부로의 이색 단편집. 작가 소개를 봤더니 역사소설로 유명한 작가더군요. 대표작은 '네무리쿄시로무뢰공'이라고 합니다. 저도 잘 알고있는 만화인 명탐정 코난의 '잠자는 코고로 (네무리 코고로)'의 별명으로 까지 쓰이는, 일본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책인것 같습니다.

어쨌건 이 작품을 소개하자면, 모두 12개의 연작으로 되어있는데 '올요미모노'라는 잡지의 연재물로 전편의 주인공과 바로 다음편의 주인공이 어느정도 연관되어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특이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각 한편만 따로 읽으면 약간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으나 정기연재물이고 작가가 어느정도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작법이었다 생각되네요. 덕분에 한권의 단편집으로 묶이니 12편 전부가 일종의 연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의 명성과 12편이나 되는 볼륨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판단하고 결정한 일이 결국에 가서는 난데없이 나타나는 회색의 사나이 -유령신사- 에 의해 새롭게 밝혀지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전체적인 완성도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특이한 주인공 탐정, 유령탐정의 등장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는데 역시나 실망스러웠어요. 사건해결보다는 그야말로 사건 그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있을 뿐더러 주인공이 유령신사가 아니고 유령신사는 일종의 전지전능한 해설자역할로 단순히 사건을 다시 정리해줄 뿐이거든요. 때문에 사건의 트릭과 범인을 밝히는 추리적인 요소도 기대 이하였고요.

그래도 쉽게 읽히고 각 단편이 거의 모두 나름의 반전의 묘미도 상당히 있다는 장점은 분명 있습니다. 작품의 편차가 조금 있고 사건의 종류나 내용 서술도 여러가지이지만 <동반자살>과 <애인은 살아있다>, <날카로운 고양이 발톱>은 추리적으로 볼만한 부분이 있으며 <가버린 부정한 아내>나 <장미를 무서워 하는 유부녀> 같은 기묘한 발상의 역전이 들어간 이야기들도 마음에 들었어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른, 범죄를 모티브로 한 단편선이라고 보는게 맞을것 같네요.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집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색다른 읽을거리를 찾으신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03/05/16

시간의 침묵 - 제임스 패터슨 : 별점 1점

시간의 침묵 - 2점
제임스 패터슨/우리시대사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제임스 패터슨의 '알렉스 크로스'형사 시리즈 1작. 

심리학 학위를 가지고 있는, 지적이고도 근사한 흑인경찰 알렉스와 영화배우의 딸을 유괴하고 몸값을 가로챈 천재 유괴범과의 한판 승부를 그리고 있는데, 소설보다는 전형적인 한편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흑인이라는 것을 빼면 주인공 알렉스 크로스 형사는 우리가 헐리우드 영화에서 익히 보아온 캐릭터와 똑같고, 완전범죄를 꿈꾸는 정신이상범죄자 역시 영화에서 친숙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흥행요소들을 차용했지만 작가가 그다지 뛰어난 스토리텔러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범인은 억지스럽고 평면적이라 진부하기 짝이없고, 꽤 공들인듯한 극적 반전도 너무 터무니 없는 탓입니다. 도저히 점수를 줄래야 줄 수가 없네요. 

그래서 별점은 1점. 추리소설로는 많이 부족한, 싸구려 펄프 픽션 형사물입니다. 영화로 만들면 더 효과적일것 같기는 하고, 그래서인지 영화화가 되긴 했는데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습니다. 대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된건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덧붙이자면 딱 한가지, 알렉스 크로스 형사가 책에서는 건장한 중년 흑인으로 나름대로 섹시한 인물로 묘사되는데, 영화에서는 모건 프리먼이 주연이라서 여주인공과의 로맨스를 어떻게 표현했을지가 약간 궁금하긴 합니다. 덴젤 워싱턴이 적역으로 보이는데 말이죠. 어차피 안볼거지만...